제품에의 열정! 그렇다, 농업인이기에 가능했다
“누군가는 만들어야 몸에 이로운 된장이나 고추장을 먹을 수 있을 것 아니겠어요?”
'열린 제주시'에서 중소기업을 소개하는 코너가 있어서 소개시켜 주고 싶다는 말에 냉큼 ‘당근’이라고 답한다. 전통장류를 만드는 사람의 대답치곤 의외로 산뜻한 반응이다.
어떤 분일까 생각하며 도착한 한림읍 대림리의 선돌 물마루 식품에서 본 부정선 씨는 작은 키에 야무지게 생긴 그리고 당찬 제주도 아줌마의 모습이다.
#누군가는 몸에 좋을 것을 만들어야
“된장 만드는 법을 배우러 갔을 때 가장 먼저 들은 말이 뭔지 아세요? ‘그렇게 작은 몸으로 어떻게 일을 하려고 하세요.’였어요. 멋모르고 덤벼들긴 했지만 힘이 그렇게 많이 드는 일인지는 몰랐어요.”라고 한다. 그만큼 전통방법으로 장을 담그는 일은 고된 노동이었다고 했다.
전통장류를 만들려면 물과 소금 그리고 자연이 잘 어우러져야 한다. 제주의 물과 자연이야 으뜸이고, 우리나라의 천일염 또한 뒤쳐지지 않으니 장류를 만드는 데는 이만한 곳도 없을 것 같다.
여기에 옛 어른들의 지혜를 빌린다고 장 담그는 날은 따로 정해서 한다니 정성도 많이 들어가야 하는가 보다.
타고난 조건에 노동과 정성을 다 들임에도 불구하고 수입은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왜 이런 돈도 안 되는 일을 하냐고 하자 “누군가는 만들어야 몸에 이로운 된장이나 고추장을 먹을 수 있을 것 아니겠어요?”라며 웃는다.
그녀는 특히 지금 일반시중제품은 멸균에 방부제까지 있어 우리 몸에 이로운 미생물이 전혀 없다면서 “아이들 급식만큼이라도 이런 발효음식을 열심히 먹여야 해요. 우리가 생산하는 농산물을 가지고 우리가 가공하니 믿을 수 있지 않나요? 그러니 교육청에서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합니다.”라며 일주일에 2번 이상은 발효음식을 먹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결 2가지
선돌 물마루 식품의 된장이나 청국장은 색다르다. 브로콜리나 작두콩, 검정콩이 들어가 있다. 게다가 제주도내에서는 최초로 농외소득사업에 대한 제품 특허권도 갖고 있다. '브로콜리 분말청국장 및 그의 제조방법'이 그것이다.
전문연구가도 아닌 그녀가 특허도 받고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이유가 뭘까? 그 비결은 바로 직접 농사를 짓는 것이었다.
부정선 씨는 “저는 원래 농사꾼이에요, 지금도 그렇구요. 이왕이면 내가 재배하는 작물을 이용하면 좋잖아요. 브로콜리는 웰빙바람으로 인기도 좋으니 딱 맞는 궁합이죠.”라고 했다.
청국장 만드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육지에 올라가 며칠을 살면서 기술을 배우기도 했다고 하니 그의 열성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제가 남편의 보험입니다
그녀는 “제주도에선 여자가 없으면 농사를 할 수 없을 정도예요.”라며 자부심을 드러낸다. 나도 거들며 “맞아요, 남자야 농약이나 치지, 더운 여름에 김매고, 비료 뿌리는 것들은 다 여자들 몫이지요.”라고 하자 그렇다며 박수까지 친다.
제품판매는 대부분 체험학습장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요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파트부녀회와 같은 모임에서도 많이 오고, 근처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많이 온다고 한다. 시간이 있으면 직접 장도 담가보라고 했지만 바쁘게 움직여야 했기에 아쉬움만 두고 나왔다.
메주가 황토를 바른 방에서 발효되고 있다. 나란히 매달려 있는 메주들을 보다보니 어린시절 메주를 뜨려고 어머니가 삶아둔 콩을 먹고 배탈이 났던 때를 떠올리게 된다. 한없이 정겨운 모습이다.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특별함이 아닌 그 자체만으로 좋아하는 이유가 되는 * 홈페이지 : http://www.moolmaru.co.kr/ |
<제주시 공보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