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스 희딩크 감독.<노컷뉴스>
'고국' 네덜란드를 꺾고 역적이 되고 싶다던 거스 히딩크 감독이 자신의 바람대로 기적을 일궈냈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가 이번 유로 2008의 최대 우승후보로 꼽히던 네덜란드를 누르고 4강에 진출하는 대회 최고의 이변을 만들어냈다.

러시아는 22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바젤 상크트 야콥파크에서 열린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이하 유로2008) 8강전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연장 후반 터진 드미트리 토르빈스키의 결승골과 안드레이 아르샤빈의 쐐기골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이번 대회에서 죽음의 조로 불리운 C조에서 이탈리아, 프랑스를 연달아 꺾는 등 3전전승으로 8강에 올라 우승 후보로 꼽혔던 네덜란드는 히딩크의 비수를 맞고 우승꿈을 8강에서 접어야 했다. 지난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을 이끌며 기적적인 승리를 이어갔던 것처럼 러시아는 이번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도 드라마같은 승리로 4강 진출의 짜릿함을 맛봤다.

러시아는 이번 대회에서 두골을 기록중인 파블류첸코가 선봉에 서고 유로2008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퇴장당해 스웨덴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야 처음 출전했던 아르샤빈이 처진 스트라이커로 나서 네덜란드 골문을 공략했다. 그리고 이 두명의 스트라이커는 선제골과 쐐기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열세로 평가받고 있었지만 이날 경기에서 러시아는 시작부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4강 진출을 향한 강한 의욕을 보였다.

러시아는 전반 6분 유리 지르코프의 프리킥 슈팅을 시작으로 끊임없이 네덜란드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골키퍼 에드윈 반데르사르의 선방에 번번히 막혔다.

네덜란드 역시 골이 터지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 별 소득없이 전반 45분이 흐른 뒤 후반부터 진짜 승부가 시작됐다. 선제골을 기록한것은 러시아. 러시아는 후반 11분 PA 왼쪽에서 올린 세르게이 세마크의 크로스를 파블류첸코가 왼발슛으로 연결, 1-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네덜란드도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41분 스네이더르가 차올린 프리킥을 반 니스텔로이가 헤딩슛으로 연결시키며 경기는 1-1로 균형을 이뤘고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연장전에서 조금더 힘을 발휘한 것은 히딩크 감독의 러시아였다.

연장 후반 7분 아르샤빈은 왼쪽 측면을 파고들어 공을 올렸고 문전앞으로 달려들던 토르빈스키가 이를 왼발로 연결, 승부의 균형을 깼다. 앞서가기 시작한 러시아는 연방 후반 11분 아르샤빈이 또 다시 네덜란드의 골망을 흔들며 3-1 완승의 마침표를 찍었다.<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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