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시장
봄 향기를 따라 동문재래시장에 갔다. 시원한 바깥공기를 맡으며 여기저기 진열된 물건을 구경하는 기분은 눈앞에 엄청나게 쌓여있는 물건을 무의식적으로 집는 대형마트와는 사뭇 다르다.

 

나른한 오후 3시경. 봄기운에 빠져 쑥을 한바구니 놓고 졸고 있는 할머니도 보이고, 둘이 마주 앉아 고스톱을 치는 아주머니들도 보인다.

때마침 일본관광객을 안내하고 있는 문란희 씨를 만났다. 여행사에서 아예 동문재래시장을 관광코스로 지정했다고 한다.

동문재래시장을 찾은 일본 관광객.
문란희씨는 떡볶이집 앞에 서서 "한국드라마의 영향이 참 대단해요. 그래서 재래새장에 대한 관심도 높고, 특히 떡볶이를 먹어보고자 합니다."라고 하며 어릴 적부터 단골인 분식점이어서인지 깍두기도 직접 떠서 놓는다.

일본인 관광객 모리따 아끼코 씨는 연신 한국말로 "맛있어요."를 연발하며, "다양한 제품이 있어 재밌고, 무엇보다 서민적인 모습으로 다가와 친밀감을 느껴요."라며 김치의 다양한 종류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밖으로 나와 보니 할머니 한 분이 채소를 다듬고 있다.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서 야채를 다듬는 투박하고 거칠어진 손을 보면서, 예전 외삼촌께서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울적해지면 동문시장을 찾았지, 거기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오면 약을 먹을 필요도 없었다.'라고 한 말이 생각난다.

우리의 옛모습을 많이 담고 있는 재래시장, 따뜻한 옛정을 그대로 간직한 재래시장의 모습은 우리네 삶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제주시 공보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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