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경기가 열린 첫날인 9일 베이징 도심 관광명소에서 미국 관광객이 흉기에 찔려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해 중국 당국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0일 낮 12시20분쯤 베이징 시내 구로우(鼓樓)를 관광 중이던 미국 남성 관광객이 중국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현장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숨진 남성은 미국 남자배구 국가대표 감독의 친척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다른 미국인 여성관광객 1명과 중국인 여성가이드 1명도 흉기에 찔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40대 남성은 현장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조사결과 흉기를 휘두른 40대 남성은 탕융밍(唐永明)이라는 저장성 항저우 출신으로 범행동기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사고 발생 당시에는 관광객이 거의 없었고 주민들은 올림픽 중계를 보고 있어 사건발생 현장을 목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로우(鼓樓)는 원나라 때 건설돼 시간을 알리는 북이 설치된 관광명소로 피살 사건이 발생한 현장은 청대 말기 8개국 연합군이 베이징을 약탈했던 당시의 흔적이 보존되고 있는 곳이다.

구로우는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남쪽으로 5km도 안 되는 도심에 위치하고 있고 주변에는 베이징의 옛 골목인 후퉁(胡同)이 잘 보존돼 있어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관광명소다.

중국 당국은 올림픽 경기 첫날부터 도심에서 외국인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장 주변에는 미국인에 대한 증오의 범죄가 아니냐는 추측과 범인이 정신병력이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사고 경위와 범행동기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공안 당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범인은 한 명이며 이번 사건은 테러가 아닌 우발적 범행"이라고 밝히고 "베이징 경찰은 앞으로 외국인 관람객과 여행객에 대해 가장 안전한 치안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 중인 부시대통령은 이 소식을 들은 뒤 매우 비통해 했으며 피해자 가족들을 위해 필요한 모든 협조를 다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베이징올림픽조직위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망자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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