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안 아쉬워요. 너무 기뻐요"하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던 오성옥(35)이 고개를 떨궜다.

입술과 턱이 가늘게 흔들렸다. 울음을 간신히 참아내고 있는 그녀에게 임오경 해설위원이 다가왔다. 임오경 해설위원을 얼싸안은 오성옥은 웃음 반,울음 반이 되어 "애들이 나에게 너무 큰 선물을 줬다"고 말했다.

여전히 꾹꾹 눈물을 눌러 참으며 말을 이어간 오성옥은 "지난 2004 아테네올림픽때는 너무 아쉬웠는데 지금은 하나도 안아쉽다. 너무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목표했던 동메달임에도 "왜 아쉽지 않은지" 묻자 "최선을 다했으니까요"라고 답한다. 우문현답이다. 23일 중국 베이징 국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헝가리와의 3,4위 결정전에서 오성옥은 큰 활약을 펼치지는 않았다. 벤치에 앉아 후배들을 격려하는 것이 그녀의 일이었다.

때로는 동료처럼, 언니처럼, 코치처럼 후배들을 독려하던 오성옥은 경기 종료 1분 여를 남기고 코트에 들어섰다. 회심의 슈팅을 날려봤지만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래도 좋았다.

경기 후 오성옥은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 바로 지금이다"라며 "살면서 이렇게 기쁜날이 없었다. 오늘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라 그런지 정말 무엇이라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든다"며 한동안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오성옥은 "이번에 금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괜찮다. 우리 사랑스러운 후배들이 다음에 꼭 금메달을 따줄거다"라며 힘차게 말했다.<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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