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가 KIA를 대파하고 6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롯데는 삼성에 대역전승을 거두며 팀 최다연승 신기록인 10연승을 수립했고 LG도 서울 라이벌 두산전 8연패의 부진을 끊은 가운데 SK 역시 1승을 추가했다.

▲히어로즈 5:0 KIA

히어로즈는 31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2008 삼성PAVV 프로야구 KIA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 마일영의 역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KIA를 5-0으로 대파했다.

이날 히어로즈는 4회초 선두타자 정성훈의 안타로 공격의 포문을 연뒤 이택근과 브룸바의 연속 2루타로 가볍게 2점을 획득했고 5회 송지만의 안타와 전준호의 볼넷으로 1사 1,2루의 좋은 기회에서 정성훈과 이택근이 나란히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승부를 갈랐다.

이후에도 좋은 기회를 몇차례 맞았지만 득점으로 연결시키진 못했고 9회초 전준호-정성훈-이택근의 연속 안타로 1점을 더 달아나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모처럼 타선의 집중력이 살아난 가운데 정성훈과 이택근이 나란히 5타수 3안타의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한동안 부진했던 송지만, 브룸바, 이숭용도 2안타를 때려내며 슬럼프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

팀내 선발진 중 빼어난 구위를 자랑하는 선발 마일영은 6이닝을 2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아내며 2001년 이후 7년만에 두자릿수 승수를 거뒀고 박준수는 아웃카운트 1개를 무난하게 잡아내며 2세이브를 기록했다.

후반기 시작을 너무 좋지 않게 했던 히어로즈는 이날 승리로 6연패의 깊은 부진에서 빠져나왔다는 것이 잔여경기 역시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특히 후반기 시작하자마자 슬럼프에 시달렸던 송지만, 브룸바, 이숭용이 이날 처럼만 자신의 역할을 해준다면 상위팀들의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3연승의 상승세를 탔던 KIA는 타선에서 히어로즈의 선발 마일영의 구위에 철저히 눌렸고 믿었던 선발 데이비스도 6이닝 동안 11안타를 얻어맞으면서 3연전을 2승1패로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전까지 좋은 타격감을 유지했던 톱타자 이용규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을 지켰고 장성호, 나지완, 최희섭, 이재주도 중심타자 다운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 뼈아프게 작용하고 말았다.

50승53패를 기록중인 KIA는 5위 삼성(53승52패)과의 승차는 불과 2경기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 막판 스퍼트가 효과를 발휘한다면 충분히 가을잔치 참가가 가능할 전망이다.

▲롯데 7:5 삼성

사직에서는 롯데가 8회에만 4점을 뽑아내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삼성에 7-5로 역전승하고 1992년 세웠던 팀 최다연승 기록인 9연승을 가뿐히 갈아치웠다.

이날 삼성은 2회초 에이스 손민한이 선두타자 박석민을 내야실책으로 내보내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채태인-현재윤에게 연속안타를 맞은뒤 박한이에게 희생타를 허용하며 먼저 2점을 헌납했다.

3회에도 손민한이 양준혁에게 안타, 최형우에게 2루타를 맞으며 위기를 좌초했고 김창희의 내야땅볼, 박석민의 적시타로 2점을 더 준 가운데 4회 역시 양준혁의 안타, 최형우의 볼넷 후 박석민에게 1타점 적시타까지 맞으면서 흐름을 완전히 넘겨주는 듯 했다.

하지만 4회말 조성환의 2루타와 이대호의 안타로 1점을 만회하며 추격의 불을 붙이기 시작했고 5회에는 손광민의 안타와 이원석의 2루타로 맞은 찬스에서 톱타자 김주찬이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

롯데는 8회 선두타자 이인구가 볼넷으로 출루한뒤 조성환과 이대호의 안타로 1점을 만회한데 이어 카림 가르시아의 2루타와 강민호의 1타점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막판 뒷심이 돋보인 타선은 톱타자 김주찬이 4타수 2안타 1도루 1타점으로 자신의 몫을 충실히 해냈고 조성환, 이대호, 카림 가르시아, 강민호 중심타자들도 결정적인 순간에 해결능력을 발휘하며 팀 승리의 큰 공헌을 수립했다.

롯데의 약점인 마무리 부재를 해결해줄 선수로 꼽히고 있는 코르테스는 1.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히 범타처리하며 국내무대 첫 승을 챙겼다.

1992년 6월 2일부터 6월 11일까지 세웠던 9연승의 기록을 넘어 10연승을 기록한 롯데는 54승46패를 기록해 4위 한화(57승51패)와의 승차가 1경기로 벌어지면서 4강진출의 좋은 위치를 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미 3연전 중 롯데에 2연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좋지 않은 삼성은 타선에서 양준혁과 박석민이 중요한 순간에서 자신의 몫을 충실히 해냈지만 마운드에서 또다시 난조를 보이는 바람에 3연전을 모두 패했다.

최근 타격감이 물이 오를대로 오른 양준혁은 이날도 5타수 3안타의 불꽃타를 과시했고 박석민도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을 뽐내며 중심타자 다운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다.

롯데와의 3연전을 모두 패한 삼성은 첫 번째 고비로 여겼던 이번 3연전을 모두 내줌에 따라 목표로 하고 있는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 7:4 두산

잠실에서는 LG가 타선의 화끈한 장타력에 힘입어 두산을 7-4로 꺾고 5월 29일 이후 이어졌던 두산전 8연패를 끊었다.

이날 LG는 2회말 선두타자 손인호가 안타를 치고 출루한뒤 박경수가 보내기 번트를 성공시켰고 조인성이 두산의 선발 랜들을 상대로 투런홈런을 쏘아올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3회에는 김상현과 박경수가 랜들을 상대로 솔로홈런과 투런홈런을 터트린 가운데 조인성-이대형-최동수의 안타로 1점을 더 추가하며 3회에만 4점을 뽑아냈다.

LG는 4회 거포 페타지니가 바뀐 투수 박민석에게 솔로홈런을 때려냈고 5회초 선발 옥스프링이 최준석에게 솔로홈런, 7회 선두타자 최준석에게 볼넷, 이대수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기 시작했다.

결국 다음타자 채상병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은 상황에서 톱타자 이종욱의 내야땅볼로 7회에 3점을 내주긴 했지만 모처럼 타선의 화끈한 장타력이 맹위를 떨치면서 두산전 8연패의 수모를 털어냈다.

모처럼 장타력이 살아난 타선은 홈런포를 가동한 조인성, 김상현, 박경수, 페타지니가 자신의 역할을 다해줬고 이대형, 손인호, 권용관도 2안타로 팀 타선에 적지 않은 힘을 보태며 승리를 이끌어냈다.

선발 옥스프링은 6이닝을 7안타 4실점으로 잘 막아내며 팀내 투수들 가운데 처음으로 두자릿수 승수 고지에 올라섰고 오상민은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내며 LG 이적후 첫 세이브를 따냈다.

전날 기분좋은 역전승을 거뒀던 두산은 선발 랜들이 LG 타선 장타력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고 타선도 이종욱, 고영민, 김현수, 홍성흔이 침묵을 지키며 전날 좋은 기세를 잇지 못했다.

그나마 김동주, 채상병, 이성열만 그런대로 제 몫을 했을 뿐 이종욱-고영민 테이블세터진의 발이 묶였고 타격감이 좋았던 김현수와 홍성흔의 부진도 패배의 큰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두산은 이날 패배로 54승44패를 기록해 3위 롯데(54승46패)와의 승차가 1경기로 줄어들면서 2위 수성 여부도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SK 16:2 한화

대전에서는 SK가 타선의 화끈한 공격력을 앞세워 한화를 16-2로 대파하고 전날 패배를 되갚았다.

이날 SK는 1회말 선발 채병용이 선두타자 송광민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뒤 추승우 타석때 수비진의 야수선택이 기록됐고 김태균과 이범호에게 각각 1타점 적시타를 통타당하며 어렵게 경기를 푸는 듯 했다.

그러나 5회초 선두타자 김강민이 안타를 치고 출루한뒤 정근우의 1타점 2루타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김재현이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가볍게 동점을 이끄는데 성공했다.

SK는 6회 김강민의 밀어내기 볼넷, 조동화의 그랜드슬램으로 무려 5점을 뽑은뒤 7회 김강민의 스리런홈런, 박재홍의 밀어내기 볼넷, 이진영의 내야땅볼, 최정의 1타점 적시타로 다시 6점을 집중시키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9회에는 선두타자 김재현이 상대 투수 안영명으로부터 솔로 아치를 뿜어냈고 대타로 출전했던 권영진의 2타점 적시타까지 엮어지면서 대승을 이뤄냈다.

올시즌 한경기 팀 최다안타(25개)의 기록을 세운 SK는 생애 첫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린 조동화를 비롯해 정근우, 김재현, 박재홍, 최정, 박경완, 모창민, 김강민이 활화산같은 타격을 자랑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선발 채병용이 5이닝을 채우진 못했지만 불펜투수 윤길현이 1.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시즌 마수걸이 승을 챙기는데 성공했다.

SK의 화끈한 공격력에 맥을 못춘 한화는 선발 정민철을 비롯해 구대성, 마정길등 마운드에 오른 선수들이 대거 무너진 모습을 보여줬고 타선도 불과 2득점에 그치는 빈곤에 시달리며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장타자들인 김태균과 이범호는 2안타로 자신의 몫을 어느정도 했지만 송광민-추승우 테이블세터가 공격의 물꼬를 터주지 못했고 클락과 김태완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 것이 뼈아팠다.

후반기 들어 4위까지 순위가 추락한 한화는 투-타 모두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에 하루빨리 선발진에서 안정감을 찾아주고 타선도 타격부진에서 벗어나줘야 잔여경기에서도 좋은 경기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투데이 객원기자>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