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5일간에 걸쳐서 김용호 화가의 누드초대 개인전이 오사카 모노이 갤러리에서 있었다. 35점의 누드화의 특징은 색채와 약동감이었다. 섬세한 여인상의 누드 기법을 과감히 탈피한 작품들은 동적인 순간들의 연속성 속에서 한 순간을 포착하여 정적으로 승화 시키고 있었다.

마침 때를 같이하여 베이징올림픽의 여성선수들의 약동의 한 순간을 연상케했다. 여성 누드의 선입감이 개입할 여지가 없는 화풍이었다.

<박력과 약동감이 넘치는 작품들입니다>라는 필자의 말에 김용호 화가는 가아이 쇼오자부로 선생님도 그렇게 평한다면서 필자에게 자료를 주셨다.

지난 5월 경기도 안산시에서 개최된 <제9회 전국 누드 크로키 400인전>의 취재 기사였다. 가아이 쇼오자부로(84) 화가는 (도오톤보리 크로키 연구소) 대표로서 일본 크로키 화단을 이끌어 오신 원로였다.

이 전시회에는 일본화가 25명의 작품도 초대 전시되었었다. 
당시 취재한 예원혁 기자의 기사 속에 한일크로키 작품의 특징을 가아이 화가에게 물었다. 한국 작품의 특징은 역동성을 들었다. 일본 화가들의 작품은 크로키인데도 정적인 부분이 있는 반면 한국화가의 작품들은 다이내믹하다고 했다.

김용호 화가는 가아이 선생님의 겸손한 지적이라고 하지만 필자 역시 가아이 화가와 같은 생각이었다. 지난 3월 일본 오사카부 사카이시에 있는 <이로하니> 갤러리에서 <한일누드크로키 교류전>이 있었다.

필자가 당시 관람했을 때도 한일화가들의 작품에서 뚜렷하게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이번 김용호 화가의 개인전을 보고 재인식 했으며 그것을 더욱 두드러지게 한 것이 누드의 독특한 색체였다.

<일반적으로 작품을 그릴 때 물감을 화지 위에 바르지만 저의 경우에는 물감을 화지 속에 스며들게 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기법은 30여년동안의 작품 활동 속에 얻은 저만의 창작 방법입니다.>
화지 역시 일반적인 화지만이 아니고 빛이 들어서 사용 못하는 인화지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물감은 몇차례의 시간 차이를 두고 칠하는데 그로 인한 화학적 반응을 이르켜서 원색이 아니고 잔잔한 색으로 변한다고 했다.

1989년도에 7회의 개인전을 갖었는데 6회에 걸쳐 이러한 수법을 쓴 작품 전시회를 갖었었다.
독일에도 이렇게 그린 작품이 몇 점 소개 되었고 일본에서 대량으로 판매된 것은 처음이었다.  어떤 사람은 이러한 화풍을 평하기를 (이것은 예술이 아니고 과학이다)라고 말한 분도 있었다.

이러한 이색적인 작품의 원점은 김용호 화가가 문경 광산에서 5년간 광부로서 또 안산의 사리포구에서 어부생활을 하면서 얻은 현장의 생동감인지도 모른다.

내년 3월에는 사카이시(이로하니) 갤러리에서 누드크로키 한일 교류전을 5월에는 경기도 안산에서 누드드로잉 작품전을 갖는다.

이 전시회에서도 김용호 화가는 집행부의 대표로서 활동할 것이다. 그리고 아직은 기획 단계이지만 내년 8월에 서울에서 아트페어를 개최하여 김석출 동포 화가를 비롯한 일본 화가들의 작품을 초대하고 싶다고 했다.

이렇게 한일 누드교류전을 갖게 된 것은 가아이 쇼오자부로 화가의 힘도 컸지만 (도오톤보리크로키 연구소)의 사무국장을 맡으신 김석출 화가의 가교 역할이 었어서 가능했었다고 강조했다.

필자가 전시회를 찾아 갔을 때 김용호 화가는 물론 김석출 화가와 모노이 갤러리 대표 미나미 유코씨도 계셨지만 필자의 시간 관계로 길게 얘기를 나누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제주투데이>


▶1949년12월 제주시 삼양출신,  1973년 병역마치고 도일, 1979년「현대문학」11월호 단편「오염지대」초회추천, 1980년<오사카 문학학교>1년 수로(본과52기), 1987년「문학정신」8월호 단편「영가로 추천 완료,  중편「이쿠노 아리랑」으로 2005년 제7회 해외문학상 수상, 2006년 소설집 <이쿠노 아리랑>발간, 2007년 <이쿠노 아리랑>으로 제16회 해외한국 문학상 수상, 1996년 일본 중앙일간지 <산케이신문>주최 <한국과 어떻게 사귈 것인가> 소논문 1위 입상. 2003년 인터넷 신문「제주투데이」'김길호의일본이야기'컬럼 연재중, 한국문인협회,해외문인협회,제주문인협회 회원. 현재 일본 오사카에 거주하면서 집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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