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라이벌 삼성화재에 역전승을 거두고 2008 기업은행배 양산프로배구 우승을 거머쥐었다.

현대캐피탈은 7일 경상남도 양산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08 기업은행배 양산프로배구 결승전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박철우(28득점)-앤더슨(24득점) 좌우 쌍포의 가공할만한 공격력을 앞세워 안젤코(30득점)가 분전한 삼성화재에 3-2(23-25 29-27 25-21 21-25 15-13)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1세트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도 세트를 넘겨줬지만 2세트부터 박철우와 앤더슨의 고공폭격이 맹위를 떨치기 시작했고 특유의 블로킹까지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흐름을 찾아왔다.

2세트와 3세트를 내리 따낸 가운데 4세트에선 삼성화재의 끈끈한 조직력에 밀려 완패를 당했지만 좌-우 쌍포인 박철우와 앤더슨이 5세트에서 자신의 몫을 충실하게 해내면서 준결승 리그때 당한 0-3 패배의 아픔을 완전히 달랬다.

2006년 대회 이후 2년만에 KOVO컵 정상 고지를 밟은 현대캐피탈은 라이트 박철우가 기흉수술 휴유증을 딛고 한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고 새로 영입한 외국인선수 앤더슨도 국내배구를 조금씩 적응해가고 있기 때문에 11월 개막하는 V-리그에서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화재는 에이스 안젤코가 변함없는 활약을 보여준 가운데 신선호(19득점)가 중앙에서 기대이상의 활약을 보였지만 박철우와 앤더슨을 앞세운 현대캐피탈의 파상공세에 어려운 경기를 펼쳤고 높이에서 열세를 보인 것이 뼈아프게 작용했다.

비록 준우승에 그치긴 했지만 가장 취약 포지션인 레프트에서 '원조 꽃미남' 이형두가 교통사고를 딛고 다시 코트에 모습을 드러낸데다 경희대 출신 2년차 홍정표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은 올시즌 역시 기대를 걸게 하는 부분이다.

여자부에선 KT&G가 헝가리 국가대표 출신 나기 마리안(20득점)과 이연주(14득점)가 레프트에서 맹활약을 뽐낸데 힘입어 하준임(12득점)이 분전한 도로공사를 3-0(25-18 25-16 25-18)으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시즌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여자부 판도에 적지 않은 후폭풍을 일으켰던 KT&G는 '살림꾼' 박경낭이 현대건설로 이적한 것은 아쉽지만 국가대표 세터 김사니를 중심으로한 탄탄한 조직력은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여줬고 새로 영입된 외국인선수 나기 마리안이 기대만큼 제 역할을 잘해줬기 때문에 올시즌 역시 돌풍이 예상된다.

도로공사는 준우승에 머무르긴 했으나 하준임, 이보람, 오현미등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빠르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외국인선수까지 영입이 된다면 다크호스로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현대캐피탈 라이트 박철우와 KT&G 세터 김사니는 이번대회 남-녀부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제주투데이 객원기자>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