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북한 전 자료사진. 노컷뉴스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허정무호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첫 판부터 승점 3점을 챙기는데 실패하며 부담스런 여정을 시작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치러진 북한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B조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벌어진 B조의 또 다른 경기에서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홈팀 UAE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B조 톱시드를 받아 이날 첫 경기를 치른 한국(1무)은 이로써 1승1무를 거둔 사우디, 북한에 이어 조 3위에 머물렀다. 월드컵 본선행 티켓은 각 조 2위에게까지 돌아가며 각 조 3위는 플레이오프를 치러 오세아니아 대륙 조 1위와 마지막 티켓 한 장을 놓고 다투게 된다.

한국은 이번 최종예선에서 '중동의 강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와 한 조에 편성, 일찌감치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다. 이란(46위)과 사우디아라비아(48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한국(51위)을 앞서는 팀들로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보다 우위에 있다.

이란의 경우 지난해 아시안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이기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최근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을 기록 중이며,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도 무려 19년째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6경기 연속 무승 행진(3무3패).

따라서 최약체로 평가받는 북한(116위)을 상대로 반드시 승점을 챙겨야 했던 한국은 목표 달성에 실패하며 시작부터 빨간불을 켰다. 더욱이 북한은 지난 5일 UAE에서 원정 1차전을 치른 뒤 중국 상하이에 상륙해 적응에 애를 먹었고,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북한전 무승부는 더욱 실망스러운 결과다.

북한 대표팀의 김정훈 감독 역시 "중동 지역의 무더운 날씨에서 한 차례 경기를 해 많은 체력 소모가 있었다. 만약 우리도 이전 경기 없이 전열을 갖췄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것"이라며 최상의 경기력으로 나서지 못했음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축구는 언제나처럼, 답답하기만 한 경기 내용에 좀처럼 변화를 주지 못했고 "이번 만큼은 깨겠다"던 북한의 밀집수비 돌파 역시도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음달 15일 열리는 최종예선 2차전이 홈에서 열리는 데다 상대가 그나마 약체로 분류되는 UAE(109위)로, 1차전서 놓친 승점 3점을 노려볼 수 있다는 점이다.

허정무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다섯 팀이 하는 풀리그에서는 기복도 있고 고비도 있기 마련이다. 어떻게 보면 어웨이에서 비겼다는 것이 나쁠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너무 일찍 고비를 맞은 한국 축구의 시름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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