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한 재래시장 그릇도매상가에 진열된 프라이팬. <노컷뉴스>
멜라민 식품이 전국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주방기구인 프라이팬 코팅제 역시 멜라민 수지인 것으로 밝혀져 또 다시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코팅 프라이팬 사용시 주의를 당부하는 '소비자 안전 경보'를 발령했다.

◈ 코팅 프라이팬 90% 점유...재료는 멜라민 수지

시중에 유통중인 코팅 프라이팬은 전체 프라이팬 시장의 90% 이상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스테인레스 스틸 프라이팬보다 싸고 가볍고 또 코팅처리가 돼 있어서 조리할 때 음식물이 눌러 붙지도 않고, 설사 눌러 붙는다 해도 잘 닦여서 코팅 프라이팬은 주방용품의 대명사가 된지 오래다.

그런데 이 코팅 재료가 다름 아닌 멜라민에 포름알데히드를 반응시켜 만든 '멜라민 수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프라이팬 코팅제는 세계 어디서나 멜라민 수지로 동일하다. 멜라민이 접착력이 뛰어난데다 내열성도 높기 때문이다.

물론 코팅이 벗겨지지 않으면 인체에 유해하지 않기 때문에 당국도 멜라민 코팅 프라이팬에 대해 특별한 규제를 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주부들이 코팅이 벗겨져 있는지 잘 인식하기 못하고 코팅제의 위해성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대체로 코팅이 벗겨진 이후까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부 정모(33)씨는 "집에 코팅 프라이팬을 열 몇 개씩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멜라민 수지로 코팅을 입힌다는 사실은 그 동안 전혀 몰랐다"며 "어떻게 그런 사실을 제조회사들은 알려주지 않을 수 있느냐"며 놀라워했다.

결국 벗겨진 멜라민 수지 만큼을 고스란히 먹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프라이팬 제조사마저도 코팅이 벗겨진 프라이팬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할 정도다.

◈ 코팅 벗겨지기 전 버려야

한 업체 관계자는 "코팅 프라이팬은 엄격히 말하면 좋은 제품은 아니다. 코팅이 벗겨진 프라이팬을 써서는 안된다. 벗겨지기 전에 미련 없이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팅 프라이팬에 소금구이를 하게 되면 코팅제가 염분에 파괴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염분을 피하고 설거지 할 때도 무리하게 바닥을 긁지 말라"고 조언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중국에서 수입돼 오는 코팅 프라이팬의 경우는 제작 공정과정에서 열처리 시간이 적기 때문에 코팅이 벗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한국소비자원은 30일 멜라민 수지로 만든 식품용기 사용시 주의를 당부하는 내용의 소비자 안전경보를 발령했다.

소비자원 식의약안전팀 김선환 차장은 "멜라민 수지는 340℃ 이상에서는 쉽게 녹기 때문에 고열로 가열하거나 전자레인지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현재 코팅 프라이팬의 유해성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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