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부인과 아들을 살해한 뒤 일본으로 도피한 대학교수와 그 내연녀가 8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은 24일, 이 같은 혐의로 서울 S 대학 전 교수 배 모(45) 씨와 그 내연녀를 일본에서 신병을 넘겨 받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배 씨는 지난 99년 서울 노원구 중계동 자신의 집에서 당시 부인인 박 모(32) 씨와 아들(6)을 독극물로 숨지게 한 뒤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시신을 부검했던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피해자들의 식도에서 황산가루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이들이 독극물이 든 음료를 마시고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배 씨는 부인과 아들의 시신이 발견되기 이틀 전, 대학교 선후배 관계인 내연녀 박 모(39) 씨와 함께 일본으로 출국해 잠적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지난 2000년, 배 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인터폴에 협조요청을 하는 등 신병 확보에 주력해 왔다.

이 같은 추적에도 8년 간 도피를 이어오던 배 씨는 지난 2일, 일본 나고야에서 교통사고를 내고 내연녀와 함께 붙잡혀 기나긴 도피 행각을 끝내게 됐다.

그동안 사건을 수사해오던 노원경찰서는 "24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 경찰로부터 배 씨의 신병을 넘겨받았다"며 "배 씨가 부인과 아들을 살해하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집에 불을 지르고 도피해 온 것으로 보고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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