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는 등 원화가치가 급락하면서 국내 소비 패턴도 변하고 있다. 환율부담으로 해외여행을 자제하는 대신 국내 테마여행으로 눈길을 돌리는가 하면 면세점 대신 백화점 명품관을 찾는 고객들도 크게 늘었다.

특히 국내 여행 관련 상품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G마켓에 따르면 10월 들어 국내 테마여행 상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0%나 급증했다. 태국 등 동남아 여행상품 판매율이 제자리 걸음을 한 것에 비해서는 월등한 매출신장세다.

G마켓 관계자는 "전체 매출증가율이 20-30%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 여행상품 매출신장세는 월등한 수치"라며 "올해 들어 국내 여행상품을 전면에 내세운 탓도 있지만 최근 환율 급등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인터파크도 환율급등과 유류세 부담으로 해외 여행상품 이용객이 50% 감소했다. 대신 국내 테마여행과 제주여행상품, 국내숙박 예약율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100% 증가했다.

특히 해외여행을 대신해 국내에서 고급스럽게 즐기려는 고객들이 크게 늘어, 10월 호텔 예약율이 지난해에 비해 310% 신장하는 등 고급 숙박지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국내 여행 수요가 크게 증가해 다양한 호텔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가을단풍 관련 상품이 인기인 만큼 관련 여행지의 주말 객실은 항상 만원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백화점의 화장품 코너와 명품관에 고객이 부쩍 몰리는 것도 원화가치 급락 이후 새롭게 나타난 풍경이다. 지난해까지만해도 해외여행을 하며 각국 면세점 등지에서 화장품과 고급의류 등 명품 쇼핑을 주로 했지만 최근 원화가치가 급속히 떨어지며 경비 부담이 커지자 백화점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지난 1일부터 28일까지 고급의류와 보석 등 해외명품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1.3%나 신장했고 화장품 매출 역시 30.2%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도 명품이 43%, 화장품 23% 매출이 증가하는 등 해외여행 대체수요를 톡톡히 누렸다.

회사원 황창선(여 32)씨는 "올해 말에 가족동반 일본 스키여행을 계획했지만 엔화가 턱없이 많이 올라 대신 마일리지를 갈 수 있는 제주여행을 고려하고 있다"며 "여성으로서 해외여행의 메리트 중에 하나가 면세점 이용인데 환율 부담으로 그 메리트도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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