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와이번스 선수들. 노컷뉴스
SK가 2년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SK는 3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08 삼성PAVV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과의 원정경기에서 에이스 김광현의 역투와 최정의 결승타를 앞세워 두산을 2-0으로 눌렀다.

이날 SK는 두산과 팽팽한 투수전을 벌였으나 7회초 선두타자 김재현이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공격의 포문을 열었고 최정의 몸에 맞는 볼, 상대 선발 김선우의 폭투, 나주환의 몸에 맞는 볼로 2사 만루의 좋은 기회를 만들어냈다.

결국 박경완의 내야땅볼때 상대 3루수 김동주의 수비실책으로 먼저 1점을 뽑아냈고 8회 박재상의 좌전안타와 박재홍의 볼넷으로 맞은 2사 1,2루에서 최정이 두산 구원투수 이재우를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적시타를 쳐내며 점수를 2-0으로 벌렸다.

SK는 8회말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외야진의 호수비를 앞세워 위기를 넘겼고 9회 역시 무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채병용이 고영민을 투수땅볼, 김현수를 투수 앞 병살타로 요리하며 2년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두산을 4승2패로 누르고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한 SK는 1패 뒤 내리 4연승을 연달아 거두며 해태(1986-1989.1996-1997), 현대(2003-2004), 삼성(2005-2006)에 이어 4번째로 2년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고 11월 13일부터 도쿄돔에서 치러지는 아시아시리즈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게 된다.

1차전에서 부진한 투구를 선보였던 에이스 김광현은 매회 주자를 내보냈으나 6.1이닝을 4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에이스 노릇을 단단히 했고 채병용도 9회 무사 만루 상황에서 빼어난 위기관리능력을 자랑하며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하는데 큰 몫을 담당했다.

올시즌 한국시리즈 2연패를 목표로 김성근 감독의 혹독한 훈련을 무리없이 소화해낸 SK는 정근우, 조동화, 김강민, 박재상등 젊은 타자들의 기량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줬고 정우람, 윤길현, 이승호, 조웅천, 정대현등이 버티는 불펜진의 위력도 타팀에게 공포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16승4패 방어율 2.39 150탈삼진을 올린 김광현은 팀내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해냈고 박경완, 박재홍, 김재현, 김원형등 고참 선수들도 후배 선수들과 함께 열심히 훈련에 매진해오며 팀 분위기 상승을 가져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선 1차전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2차전부터 '벌떼 마운드'의 힘이 본격적으로 발휘됐고 야수진의 호수비와 타선의 응집력까지 두산을 압도한 것이 2년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는데 큰 원동력으로 남고 있다.

올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절정의 용병술을 과시하면서 김응룡(삼성 사장), 김재박(LG 감독), 선동열(삼성 감독)에 이어 4번째로 2년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 아쉽게 이루지 못했던 아시아시리즈 우승도 넘볼 수 있게 되었다.

'소년장사' 최정은 3,4차전에서 결승타를 쳐낸데 이어 이날도 승부에 쐐기를 박는 적시타를 때려낸 가운데 기자단 투표 69표 중 45표를 적어내며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됐고 부상으로 상금 1000만원과 40인치 LCD TV를 부상으로 받는 영예를 누렸다.

1987년 2월 28일 생인 최정은 21세8개월3일의 나이로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하면서 1993년 이종범(당시 해태.23세2개월11일)의 최연소 기록도 갈아치웠다.

두산은 선발 김선우가 6.2이닝 2안타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으나 타선의 응집력 부족이 또다시 발목을 잡았고 수비에서 어이없는 실책까지 이어지는 바람에 2년연속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머물러야했다.

팀의 강점인 이종욱, 오재원, 고영민의 '발야구'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SK 포수 박경완에 철저히 막혔고 타선 역시 결정적인 찬스에서 SK '벌떼 마운드'에 막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정규리그 타격 3관왕(타격.출루율.최다안타)에 올랐던 김현수가 21타수 1안타(타율 .048)로 부진한데다 삼성과 플레이오프 6차전을 치르며 체력이 소진된 것이 준우승에 머무르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올시즌이 김경문 감독 부임 5년째인 두산은 김경문 감독에 첫 우승을 안겨주지 못했지만 김동주, 홍성흔등 주력타자들 외에 김현수, 오재원등 젊은 타자들이 무서운 성장세를 뽐냈고 불펜진도 임태훈, 정재훈 외에 이재우가 공익근무를 마치고 제 역할을 다해준 것이 상위권을 유지한 원동력이 되었다.

여기에 임태훈을 비롯 이용찬, 금민철, 진야곱등 젊은 투수들의 잠재력도 만만치 않은데다 선수들이 큰 경기 경험을 조금씩 쌓았기 때문에 내년시즌 역시 좋은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2008 삼성PAVV 프로야구는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끝으로 7개월간의 대장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제주투데이 객원기자>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