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코프스키의 현악4중주'  

서귀포 앞바다...는 초겨울쯤이면 늘 나를 흔들리게 한다.
서귀포 앞바다가 오늘은 하늘빛만큼이나 푸르다.
하늘 한번, 바다 한번....나의 마음에 담고 돌아오는 길.....
일상의 빛깔을 바라보는 시간이다.
FM라디오에서 차이코프스키의 현악4중주가 흐르고 있다.
11월에 참 어울리는 음악이라는 생각을 하며 운전을 한다.
늦가을...의 스산함이 느껴진다.
2악장의 음악이 흘러간다. 차의 속도와 나란히.....
‘안단테 칸타빌레’로 천천히 노래하듯이.....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조금 더 느끼면서 가고 싶은 순간들이 흘러간다.

차이코프스키의 현악4중주 1번은 1871년 그의 나이 31세때의 작품으로
적절히 정제된 슬라브 정서가 아름답게 표현된 곡이다

관현악곡에 비해 실내악 작품이 적었던 차이코프스키의 이 곡은 동 시대 비평가들로부터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원숙미를 지닌 곡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악장 안단테 칸타빌레는 주제로 사용된 멜로디가 적절히 정제된 슬라브 민족풍의 정서가 아름다워 2악장은  <안단테 칸타빌레>악장으로 별도로 연주되어지기도 한다.

편안하고 다정다감한 선율이 마음의 위안을 주는 평화로운 곡으로 러시아의 대 문호 톨스토이도 이 곡을 처음 듣고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차이코프스키 자신도 매우 만족해했다는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가 어느 날 서재에 앉아 있을 때 밖에서 일하고 있던 미장공이 흥얼거리는 남 러시아 지방의 민요가락을 듣고 영감을 받아  작곡하게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처절하리만치 애절한 감정을 담고 노래하는 이 곡, ‘안단테 칸타빌레’ 이 늦가을의 서귀포 앞바다, 서귀포 하늘의 빛깔을 그 안에 담는다. <제주투데이>


▲ 우상임씨는 제주대학교음악학과와 경희대학교 음악대학원을 졸업했다.  러시아 성페테르부르크음악원 마스터클래스를 연수하고 러시아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음악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제주 MBC FM 모닝쇼 '우상임의 모닝 클래식'을 진행하고 있다. 한라대학교 음악과 출강, 문화공간 자작나무숲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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