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44대 대통령 선거가 4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2시 뉴햄프셔주의 작은 산골마을 딕스빌 노치에서 시작됐다. 딕스빌 노치에서 투표에 임한 유권자는 모두 21명으로 CNN방송은 오바마가 15표, 매케인이 6표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시차에 따라 워싱턴DC와 뉴욕 등 동부지역은 오후 7시부터 투표에 들어가 순차적으로 서부지역과 하와이, 알래스카로 이어지게 된다.

당선자의 윤곽은 경합주가 몰려있는 동부와 중서부 투표가 모두 마감되는 5일 오전 11시쯤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미국 대선에서는 30%에 이르는 유권자가 조기투표에 참여한 데 이어 역대 최고 수준의 투표율이 예상되는 등 유권자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 지지율, 오바마 11%포인트 앞서

미국의 주요 언론과 여론조사 기관들이 대선을 하루 앞두고 발표한 지지율 조사에서는 오바마가 50%를 넘어서며 최대 11% 포인트까지 매케인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과 USA투데이의 전국적인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가 과반이 넘는 55%의 지지율로 44%에 그친 매케인을 11%포인트나 앞섰다. 

월스트리트저널-NBC방송 조사에서는 오바마 51%-매케인 43%, 워싱턴포스트-ABC방송 조사에서는 오바마 54%-매케인 43%, 라스무센 조사에서도 오바마 51%-매케인 46%로 각각 집계됐다.

오바마는 또 전체 선거인단 확보 예상치에서도 이미 매직넘버인 270명을 훨씬 뛰어넘는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또 조기투표에서도 오바마는 매케인을 20%포인트 이상 격차로 앞선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케인의 역전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며, 이변이 없는 한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합주에서 매케인의 추격이 이어지면서 지난 2000년 대선 때와 같이 유권자 투표와 선거인단 확보에서 승부가 엇갈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최대 5~6%에 이르는 부동층 표심과 특히 백인 유권자들이 실제 투표장에서 매케인에 표를 던질 지 여부가 투표 당일 최대변수가 되고 있다.

◈ 상·하원 선거도 민주당 압승 예상

이밖에 대선과 동시에 실시되는 상·하원 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상원의석이 51석인 민주당은 올해 35명을 다시 선출하는 상원 선거에서 3~6석 이상을 추가로 확보하고, 친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2석을 포함하게 되면 상원의원 100석 가운데 60석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슈퍼 60석'은 공화당의 의사진행 방해를 받지 않고 민주당 단독으로 법안처리가 가능하게 됨을 의미한다.

또 435명 전체를 다시 선출하는 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지난 2006년 중간선거 때 공화당보다 31석을 더 확보한 데 이어 올해에도 공화당과의 격차를 60석 이상으로 늘리며 지난 1990년 이후 최대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 막판 유세 강행

오바마와 매케인은 3일(현지시간) 대선을 하루 앞둔 가운데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경합주를 중심으로 총력 유세전을 펼치며 막판 부동층 표심 공략에 주력했다. 오바마는 플로리다와 버지니아, 인디애나를 순회하며 '변화와 희망'을 거듭 강조하면서 부시 행정부의 8년 실정을 심판하자고 역설했다. 오바마는 이어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를 방문해 대선 당일 저녁 대규모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매케인은 투표 직전까지 17시간동안 플로리다, 테네시, 펜실베이니아, 인디애나, 뉴멕시코, 네바다, 애리조나까지 7개주를 도는 강행군에 나섰다. 매케인은 워싱턴의 진정한 변화를 이룰 사람은 자신이라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암투병중이었던 오바마의 외할머니인 매들린 던햄이 대선을 하루 앞둔 3일 타계해 선거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올해 미국 대선에 투표를 하기 위해 등록한 미국민은 과거보다 1천 10만명이 증가한 1억 5천31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당파적 연구단체인 아메리칸대학의 유권자 연구센터는 올해 등록 유권자 1억5천310만명은 투표권이 있는 18세 이상 성인 중 73.5%로, 과거 최고기록인 1964년 72.1%보다 높다고 밝혔다. 유권자 연구센터는 또 올해 대선투표에는 전체 유권자의 65%인 1억3천500만명이 투표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투표율 67%로 최고를 보인 1960년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표에 참여하는 미국의 유권자들은 종이투표와 손잡이가 달린 기계, 천공카드, 터치 스크린 투표, 광 스캐너 등 다양한 방식의 투표를 통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미국의 투표 방식은 지난 2000년 대선 당시 플로리다주에서 부시 후보가 불과 몇 백표의 차이로 앨 고어 후보를 이기면서 투표 시스템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 뒤 다양한 형태로 진화됐다.

이와 함께 주요 지상파 네트워크와 케이블방송사들은 과거 그 어느 때 보다 편성규모를 초대형으로 확대한 가운데 대선 투.개표 상황을 중계할 예정이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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