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과 탐욕의 중국사"라는 책을 읽고 나서 공직자들이 한번쯤 볼만한 책이라 생각하여 내가 느낀 소감을 적어본다. 이책의 줄거리를 요약하면 중국의 진한시대 이후 청왕조 말기까지 2천년의 중국사중에 청백리와 탐관오리의 행적을 살펴 본 것으로 여기에 등장하는 11명의 인물중에 3명의 탐관오리와 8명의 청백리(청렴과 결백) 관료들을 비교하면서 저자 '사식'의 주관적인 평가라고 할 수도 있지만 사실 그대로 묘사하여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올바른 역사적인 평가가 아닌가 생각한다.

동,서양의 과거와 현재의 역사를 살펴보아도 청렴한 관료들이 있는 반면에 부정부패를 일삼는 탐관오리는 어느 시대나 있게 마련이다. 더구나 최근에 발생하는 고위 공직자 및 정치인들의 비리사건이나 재벌가들의비자금 조성, 탈법, 탈세 행위를 저지르는 부도덕한 기업들을 접할 때마다 언제면 투명하고 깨끗한 세상이 올 것이며 법과 원칙이 공정하게 집행되는 사회가 올것인가라는 생각에 씁쓸하기만 하다.

'윗물이 맑아야 아래물도 맑다'는 아주 평범한 속담이 있다. 먼저 국민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고위직 관료 ,재벌가들이 말로만 투명한 사회를 외치면서 최근에 발생한 '쌀 직불금 부당수령' 등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보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청렴을 강조하는 이 사회가 과연 누가 청렴해야 하는 가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청렴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인데도 불구하고 얼마나 부정부패가 많으면 청렴이란 단어가 이 처럼 강조되어야 하는가?  청렴한 공직자, 직장인들이 제대로 대우를 받는 사회가 된다면 구태여 청렴이란 것을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돈이 없고 너무 배가 고파서 슈퍼에서 빵 하나를 훔친 학생, 지금 당장 부친의 수술비가 없어 돈을 훔친 여성은 법대로 처리하면서 권력이 있는 고위 공직자, 막강한 힘을 가진 정치가, 돈이 많은 재벌가들의 범죄행위는 턱없이 낮은 양형, 나중에는 결국 면죄부를 주는 사면복권을 보면서 이 사회가 과연 형평성에 맞는 공평한 사회인가 의심이 들 정도이다. 물론, 전자에서 거론된 학생이나 여성의 불법행위는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법과 원칙이 형평성있게 집행되는 사회가 될 때 구태여 이런 비유까지 들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한다.

"청렴과 탐욕의 중국사"가 전하는 가장의 핵심의 메시지는 탐관오리가 많이 존재하는 나라에서는 그 피해는 백성들에게 가게 되고, 황제는 백성을 위한 올바른 정책이나 정치를 펴는데 상당한 걸림돌이 되어 폐망의 의 구렁텅이로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을 접하면서 가장 마음에 와닿는 부분은 재상 '풍도'가 명종에게 농민의 고통의 관심을 갖으라고 田家詩를 올렸는데 '군왕의 마음, 밝게 빛나는 촛불이 되어 임금 자리만 비추지 말고 우리같은 사람 집도 두루 비추길!'라는 귀절은 고위 공직자들이 되새결 볼 대목이다.

또한 공직자로서 최초로 재산내역을 공개한 창백리의 표상인 재갈량과 송,원교체기에 저명한 학자인 '허형'은 급한 일로 낙양으로 가던 중에 길가에  탐스러운 배가  배가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배나무를 보고 같이 가던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달려들어 배를 따서 갈증을 달래면서 '허형'에게 배를 먹으라고 권하자 '배나무의 주인이 없다고 함부로 따 먹으면 되겠소?라고 하자 사람들은  이 지방은 큰 난리를 친 곳이라 모두들 도망치고 배나무 밭에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데 무슨 주인이 있단 말이오?라고 비웃자 '허영'은 "배나무에는 주인이 없을지라도  내 마음은 주인이 있지 않겠소"라고 말했다.

여기서 느낀 교훈은 배나무의 주인은 배나무의 소유자를 말하며, 내 마음의 주인은 자신을 말하는 것이고 탐관오리의 특징은 탐욕으로 인해 부정부패가 발생하는 것인데 우리가 평소 살면서  나의 주인을 내자신(自我)로 깨닫지 못하고 자신의 육체를 자신의 주체로 생각하기 때문에 즉 정신이 자신의 육체가 원하는 욕심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탐욕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러므로 '허형'은 마음의 주인이 '나'라는 점을 인식하면 탐관오리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한 점은 깊이 새겨둘 말이다.

또한,  고대에 흔히 시행되었던 탐관오리에 대한 대 사면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일이다. 그것은 탐관오리가 황제의 발을 갈아먹고 왕조와 문명을 무너뜨리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도 부정부패나 비리사건에 연루되어 법의 심판을 받은 정치인이나 재벌 기업인들의 대 사면의 우선권을 주어 면죄부를 주는 것은 일반 국민들의 범법행위와 비교 할 때 형평성에 어긋나고 큰 특혜를 준다는 생각이 든다.

청렴하고 정직한 사람은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편법을 저지르는 사람이 출세하고 부자가되는 세상이 진리가 아닌가 착각을 할 때가 많다. 속된 말로 " 남들은 다 하는데 편법을 쓰지 않는 사람이 멍청한 사람이다" 말이  요즘 세상의 진리인가? 묻고 싶다.

서두에서도 밝혀듯이 물질만능시대에 탐욕으로만 가득찬 일부 고위공직자나 재벌기업인들이 국민과 아래사람들에게만 청렴과 정직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먼저 솔선수범할 때 국민들도 동참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런 사회가 될 때 청백리는 더욱 많아지게 되고 깨끗하고 투명한 사회가 될 것이다.

지금의 진리가 지구의 축이 기울어져 있어 사람들의 마음도 기울어져 있는 것이 진리인 것 처럼 착각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관의 혼란을 일으킬 때가 가끔 있다. 청렴과 정직한 사람이 인정받는 세상이 오려면 지구의 축이 바로 서야만 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지구의 축이 바로 서는 그 날을 기대하면서 "청렴과 탐욕의 중국사"에서 느낀 소감을 마칠까 한다.

KRA 제주본부 보안과장 문경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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