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일부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종부세는 거의 무력화됐지만, 역설적으로 후속 개편방향에 대한 논란은 기름을 끼얹은 듯 더욱 가열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종부세의 취지나 정당성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어서 국회에 상정된 종부세 개편안의 향배도 격랑에 휩쓸릴 수밖에 없게 됐다.

대표적인 것이 주택분 종부세 최고세율이 3%에 달하고 원본을 잠식할 정도의 징벌적 성격이기 때문에 1%로 낮추기로 한 부분이다.

헌재는 그러나 종부세의 세 부담이 과도하지 않고 원본잠식 문제도 위헌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세대별 합산부과에 대한 일부 위헌 결정으로 해당 조항을 즉시 삭제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면 최고세율을 인하한 개편안도 본래대로 돌려놓아야 하는 셈이다.

과세기준 금액을 공시가격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조정한 부분도 문제다.

이는 세대별 합산 방식을 전제로 전반적 주택가격 상승을 감안할 때 6억원은 과도하다는 판단에 따라 조정한 것이다.

이에 더해 인별 합산 방식까지 도입할 경우 부부가 공시가격 18억원의 고가주택을 공동소유해도 과세를 면한다는 점에서 혜택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헌재 결정 후 기자간담회에서 “조정 필요성이 있지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아예 “종부세 자체는 합헌인데다 정부가 낸 종부세 개정안은 재정악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즉시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헌재의 이번 결정은 종부세를 재산세로 전환하고 단일세율이나 낮은 누진세율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정부의 중장기 계획에도 어느 정도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를 재산세 외에 또 다른 세금을 부과하는 이중과세로 볼 수 없고,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도 아니라는 헌재의 판단은 정부에 부담을 지우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강만수 재정부 장관의 ‘헌재 접촉’ 발언에 대한 국회조사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정치적’ 변수도 개편안의 향배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즉각적인 반응은 삼간 채 14일 종부세 후속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일단 여기에는 세대별 합산 방식으로 부과된 세금에 대한 환급 방안이 포함되며 그 규모는 5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지만, 종부세 개편의 구체적 후속조치는 오는 19일 국회 심의 이전에야 나올 것이란 관측이 많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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