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톺아보기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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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톺아보기 (31)
  • 김세곤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6.2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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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중화전
덕수궁 중화전

 

18981225일에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를 강제 해산시킨 고종은 1228일에 조령(詔令)을 내려 백성들에게 생업에 안착할 것을 명했다.

오늘부터 의구심을 말끔히 풀고 각자 돌아가 생업에 안착하라. 만일 다시 뜬소문을 퍼뜨리면서 혼미하여 되돌아갈 줄 모르고 열 명, 다섯 명씩 떼를 지어 이전의 버릇을 되풀이할 것을 생각한다면, 이것은 바로 스스로 죄를 초래하는 것이다.”

이윽고 고종은 독립협회 지회도 해산시켰다. 1899115일에 고종은 지방관과 진위대로 하여금 독립협회 지회를 엄금하도록 재차 명령하였다.

아울러 고종은 독립협회 간부들에 대한 탄압에 나섰다. 고종은 189913일에 중추원 의관(議官) 신해영, 어용선, 변하진, 이승만, 홍재기를 해임시킨데 이어, 박영효와 내통해서 고종 폐위와 공화제 시행 음모를 기도했다는 혐의로 이승만·연홍식·연홍기·임만용·김봉구·조문식을 체포 투옥했으며, 놓친 최정덕·정항모 등을 긴급 체포했다. 430여 명의 독립협회·만민공동회 중견간부들이 체포당했다.

한편 이승만이 구금되자 주한미국공사였던 알렌은 이승만의 석방을 요구하였지만 거부당했고, 이승만은 18991월 말에 탈옥을 시도하다 실패해 종신형을 언도 받았다. 그리하여 57개월간 한성 감옥에서 지내다가 190489일에 특별 사면령을 받고 석방되었다.

이어서 고종은 개혁적 관료들인 박정양·민영환·한규설·이학균·이상재 등을 모두 파면하고, 완전히 수구파 중심의 정부를 편성하였다.

심상훈이 의정부 참정, 유기환이 법부대신, 민영기가 탁지부대신, 시기선이 학부대신, 민병석이 군부대신, 홍종우가 의정부 총무국장, 이기동이 시위대 제1연대 제1대대장, 이근용이 경무사, 이한응이 한성판윤, 이기동이 참령, 길영수가 참위에 임명되었다. 이용익은 전환환국장(典圜局長)으로 복귀하였다.

만민공동회와 독립협회에 의해 규탄받던 가장 부패 무능한 사람들이 권력을 차지했는데, 가장 현저한 변화는 보부상들의 진출이었다. 보부상 단체 간부 46명이 모두 정부의 중견 관직을 차지했으며, 길영수는 곧 농상공부 상공국장으로 영전하였다.

고종은 1899522일에는 중추원 관제까지 완전히 개정하여 의관을 6등으로 대폭 격하하였으며, 주로 수구파 퇴임 관료들과 보부상들을 의관으로 임명하여 중추원을 유명무실한 기구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한편 고종은 1899817일에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헌법이라 할 수 있는 <대한국 국제(大韓國國制)>를 반포하였다.

그러면 9조로 되어 있는 대한국 국제를 살펴보자.

 

1

대한국(大韓國)은 세계 만국에 공인된 자주독립(自主獨立)한 제국(帝國)이다.

2

대한제국의 정치는 과거 500년간 전래 되었고, 앞으로 만세토록 불변할 전제정치(專制政治)이다.

3

대한국 대황제(大皇帝)는 무한한 군권(君權)을 지니고 있다. 공법에 이른 바 정체(政體)를 스스로 세우는 것이다.

4

대한국 신민이 대황제가 지니고 있는 군권을 침손(侵損)하는 행위가 있으면 이미 행했건 행하지 않았건 막론하고 신민의 도리를 잃은 자로 인정한다.

5

대한국 대황제는 국내의 육해군(陸海軍)을 통솔하고 편제(編制)를 정하며 계엄(戒嚴)과 해엄(解嚴)을 명한다.

6

대한국 대황제는 법률을 제정하여 그 반포와 집행을 명하고 만국(萬國)의 공통적인 법률을 본받아 국내의 법률도 개정하고 대사(大赦), 특사(特赦), 감형(減刑), 복권(復權)을 한다. 공법 이른바 율례를 자체로 정하는 것이다.

7

대한국 대황제는 행정 각부(各府)와 각부(各部)의 관제와 문무관(文武官)의 봉급을 제정 혹은 개정하며 행정상 필요한 각 항목의 칙령(勅令)을 발한다. 공법에 이른바 치리(治理)를 자체로 행하는 것이다.

8

대한국 대황제는 문무관의 출척(黜陟)과 임면(任免)을 행하고 작위(爵位), 훈장(勳章) 및 기타 영전(榮典)을 수여 혹은 박탈한다. 공법에 이른바 관리를 자체로 선발하는 것이다.

9

대한국 대황제는 각 조약국에 사신을 파송주재하게 하고 선전(宣戰), 강화(講和) 및 제반 약조를 체결한다. 공법에 이른바 사신을 자체로 파견하는 것이다. ”(고종실록 18998172번째 기사)

이를 보면 대한제국은 전제국가이고, 대황제는 무한한 군권(君權)을 가지며, 군권을 침손시키는 신민은 도리를 잃은 자로 규정하였다.

한마디로 고종은 프랑스 루이 14세나 러시아의 짜르처럼 무한 군권을 쥐었다. 독립협회를 해산 시킨 이후 어떤 견제도 없었다. 이는 당시 서구 국가의 대세인 입헌군주제와는 달리, 황제의 무한한 권리만 강조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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