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시청 정문 경비실 지붕에서 연못을 주시하고 있는 왜가리.
제주시청 본관 건물 입구 정원 연못에 살고 있는 '잉어.금붕어 실종사건' 범인이 밝혀졌다.

이 연못에는 관상용 비단잉어.금붕어 15마리가 살고 있었으나 한달전 쯤부터 1~2마리씩 사라지더니 15마리중 단 1마리만이 남아 제주시가 15마리를 다시 사들여 키우고 있다.

제주시는 연못에 사는 물고기가 계속 사라지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관찰한 결과 한국에서는 흔한 여름새이며 번식이 끝난 일부 무리는 중남부 지방에서 겨울을 나기도 하는 텃새인 '왜가리(Grey Heron)'가 잡아먹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왜가리는 무리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제주시청에 둥지를 튼 왜가리는 솔로다.

한달 전쯤 부터 제주시청에 나타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왜가리는 그동안 비밀리에 움직이다 이제는 아예 모습을 드러내놓고 있다.

▲ 왜가리가 연못 주변에 오가는 사람이 없자 연못으로 향하고 있다.
정문 입구 경비실 지붕에서 대기하다 연못 주변에 오가는 사람이 없는 틈을 이용해 연못 물고기 사냥에 나선다.

27일 오전에는 유유자적하게 연못에서 노닐며 사냥을 준비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시는 도심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왜가리의 시청 방문에 대해 '길조가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연못 물고기들이 계속 사라져 골머리를 앓고 있다.

왜가리를 위해 1차례에 20만원 정도의 구입비가 드는 연못 물고기를 계속 제공해야 하느냐는 문제 때문이다.

진성길 청사관리담당은 "물고기들의 죽음 막기 위해 연못에 그물을 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당분간은 그대로 놔두기로 했다"며 "물고기도 살리고 왜가리도 살리는 '윈윈 전략' 마련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 연못에서 유유자적하게 노닐며 바위 틈으로 숨어 들어간 물고기를 찾고 있는 모습.
▲왜가리

몸길이는 91∼102cm. 한국에서 보는 왜가리가 가장 큰 종이다. 등은 회색이고 아랫면은 흰색, 가슴과 옆구리에는 회색 세로줄무늬가 있다. 머리는 흰색이며 검은 줄이 눈에서 뒷머리까지 이어져 댕기깃을 이룬다.

한국에서는 흔한 여름새이며 번식이 끝난 일부 무리는 중남부 지방에서 겨울을 나기도 하는 텃새이다.

못.습지.논.개울.강.하구 등지의 물가에서 단독 또는 2∼3마리씩 작은 무리를 지어 행동한다.

▲ 물고기 사냥에 성공한 왜가리가 제주시청 입구 '한얼의 집' 지붕에 앉아 먹이를 삼키고 있다.
먹이는 어류를 비롯하여 개구리.뱀.들쥐.작은새.새우.곤충 등 다양하다.

백로와 함께 집단으로 찾아와 번식하는 곳은 천연기념물(충청북도 진천군 노원리 천연기념물 13호 등)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한국.일본.중국(동북부).몽골.인도차이나.미얀마 등지에 분포한다.
 
<고상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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