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라산 소나무
한라산 자락의 소나무 숲이 자람새, 형질과 건강도 측면에서 금강송 숲에 못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1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서승진) 향토수종 보존.개량연구팀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표수종인 소나무의 본래 모습을 지닌 숲의 보존과 개량을 위해 전국 우량 숲을 대상으로 탐색한 결과 한라산 북사면(北斜面)자락의 소나무 숲이 강원 및 경북 동북구 지역의 금강송 못지않은 우수한 형질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했다.

분석에 적용된 지표는 국제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OECD/CFRM(산림용 번식체의 국제간 교역시 인증 규범)에 준해 우량 형질의 숲을 나타내는 생장(일정 수령과 생육환경 조건을 기준으로 한 1년 평균 재적생장량), 줄기의 곧은 정도를 나타내는 통직성, 줄기의 모양인 형상도, 건강도(병충해 피해정도, 잔가지 및 솔잎의 활력)등이다.

분석결과 자람 정도를 나타내는 1년 평균재적생장량에서 한라산 관음사 자락의 소나무 숲은 0.030㎥(삼척 준경묘 0.036㎥, 울진 소광리 0.025㎥, 대관령 0.030㎥, 제주 영실 0.027㎥), 통직성에서 4.0(삼척 준경묘 3.4, 울진 소광리 3.5, 대관령 3.3, 제주 영실 3.8), 줄기의 모양새를 나타내는 형상도에서 1.26(삼척 준경묘 0.43, 울진 소광리 1.13, 대관령 0.29,제주 영실 0.63)등 제반 지표에서 우리나라 대표적 우량 소나무 숲인 울진, 삼척 등 금강송 지역에 비하여 유사하거나 우수성을 보였다.

한반도의 소나무는 북으로는 함경북도 증산(북위 43° 20‘)에서 남으로는 제주도 한라산(북위 33° 20’)에 이르는 온대림 지역에 분포한다. 한라산은 소나무 분포의 남방 한계지역으로 생태 및 유전적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번에 조사된 소나무 숲은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에서 관음사 방향등산로를 따라 약 2km지점을 지나면서 출현하기 시작하여 등산로 좌우(북위 33° 23‘ , 해발고 1250m)로 50ha내외의 넓게 펼쳐진 숲이다. 줄기의 껍질은 유난히도 붉은 빛깔을 지니고 있으며 곧고 높게 뻗은 줄기(나무 높이 24m내외)와 좁은 수관은 삼척 활기리, 울진 소광천 등제에서나 볼 수 있는 전형적인 금강송의 미려한 숲의 모습이다.

또한, 관음사 자락의 소나무 숲은 지리적으로 근접한 한라산의 우량한 소나무 숲으로 잘 알려진 남사면(南斜面)에 위치한 영실 일대에 비하여서도 나무의 자람 새나 형질에 있어서 우수하며, 특히 줄기의 모양새를 나타내는 형상도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숲이 위치한 곳의 생육환경(기상, 토양조건 등)과 같은 영향도 있겠지만 인구가 밀집되었거나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서 사람이 좋은 나무만 선택적으로 골라 베어 숲의 질이 점차 떨어지는 현상(dysgenic selection)과 같은 생태계 파괴가 없이 자연 그대로의 진화과정을 거쳐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되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앞으로 우량한 소나무 숲을 산불과 같은 얘기치 않은 재해,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한 유용산림유전자원의 소실을 대비하여 추진 중에 있는 Gene Bank사업에 포함시켜 종자은행, 혈통보존원, 현지의 보존림(ex situ conservation)조성 등 적극적 보존은 물론 육종프로그램에 반영하여 우수형질의 소나무를 지속적으로 개량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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