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 가운데 최초로 황제의 자리에 오른 사람은 누구였을까. 407년 후연의 황제가 된 고구려인 고운(高雲)이다.

고운의 할아버지는 모용씨 일족에 의해 중국으로 끌려갔다. 고운은 풍발과 장흥이 반란을 일으킬 때 우두머리로 추대돼 모용희의 뒤를 이어 황제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허수아비였던 고운은 심복에게 살해당하고 말았다.

중국 고대사를 전공한 역사학자 최진열씨가 쓴 ‘대륙에 서다’는 고운 등 한나라에서 청나라 시대까지 약 2000년 동안 중국 역사에 이름을 남긴 한국인을 엄선해 엮은 열전(列傳)이다.

몽골 제국의 중앙 정치를 뒤흔든 황후, 중앙아시아를 호령하던 장군, 중국에 독립 왕국을 세웠던 군벌을 비롯해 역관, 유학생, 승려, 표류자 등 다양한 신분과 직업을 가진 인물의 이야기를 골고루 담았다.

“우리 선조들 가운데는 중국 대륙을 무대로 활약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며 “그러나 지금껏 이들은 한국사와 중국사 모두에서 변방의 약자로 취급, 오랫동안 중국 역사서의 몇몇 페이지 속에 잠들어 있었다”고 전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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