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문상 씨.
지난 25일, 행정안전부와 공직선진화추진위원회(위원장 류호근)에서 주관한 ‘일선공무원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제주권 토론회’에 참석한 바 있다.

이날 기관별, 직급별, 노동조합별 20여 명으로 구성된 일선공무원들은 다양한 의견과 일선의 실정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그동안 고통분담을 가슴에 삭히고 삭히면서 국민과 접점을 이루었던 일선공무원의 심정이 얼마나 절박하였는지, 울분의 장으로 변하고 말았다.

“언제 하위직 하소연에 귀 기울인 적이 있나? 정례화해 달라.”, “전체 90%에 달하는 하위직 공무원의 근속승진제도를 6급까지 확대해 달라.”, “78명에 달하는 여성 사회복지직 중 매년 10여 명이 출산휴가를 가는데 장기공백을 메울 대체인력을 확보해 달라.”, “최근 여성의 높은 사회적 참여를 감안, 고위직 여성 직위를 확대해 달라.”, “인사권자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 달라.”, “시설직 사례와 같이 보건, 간호, 의료기술직도 통합하여 소수직렬을 역동적으로 운영해 달라.”, “기능직의 처우를 개선해 달라.”와 같은 주로 일선에서 땅에 떨어진 절박한 근무여건 개선 정도였다.

여기에다 민선시대를 맞이하여 공무원 줄서기 관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공직자 줄 세우기가 되풀이되면서 도민사회를 편 갈랐고, 분열과 갈등의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지역신문의 보도기사를 내보이며 “선거에 이긴 공무원은 도정을 점령한 채 승승장구하는 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요원한 실정“이라며 ”앞으로 공무원 정치적 중립은 핵심 고위직에 포커스를 맞추고, 선거법에 연루된 사실만으로도 퇴출이라는 극약처방이 있어야 한다.“고 성토했다.

또한 무차별한 휴일 동원 사례도 거론되었다.
감귤간벌과 열매솎기를 거쳐 수확기에는 세일까지 떠맡으면서 매년 되풀이되는 공무원들의 농사꾼 전락, 축제, 행사에 무차별적으로 동원됨으로써 편안한 휴가는 공염불이요, 각자마다 주어진 고유사무가 뒷전으로 밀려남에 따라 만성적 시간외 근무로 이어져 대민행정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공무원은 지난 3년 내리 보수가 동결되었다. 여기에다 그들의 최후 보루라 할 수 있는 연금법이 개정되는 등 급격한 개혁의 중심에 있어 왔다. 그러나 국가경제, 국민적 정서와 고통분담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공무원들은 “보수를 올려 달라”, “수당을 더 달라”, “휴가를 더 달라”라는 염치는 어디에도 없었다.

오늘의 토론회가 정부에서 주관한 첫 행사이지만, 다양한 건의에서도 알 수 있듯 중앙기관에서 개선해야 할 사안보다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아로새겨야 할 부분이 더 많았다. 하위직들의 불만과 애로사항이 단순한 외침이나 1회성 생색에 끝나지 않도록 적극적인 후속대책을 마련하여 침체된 공직사회를 역동적으로 만들고, 나아가 국민을 위한 봉직자로 거듭 태어나는데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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