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인현씨.
안덕면 산방산 인근 소공원에는 자그마한 추모비 하나가 세워져있다.

제주의 아픔이었던 4.3사건이 우리에게서 잊혀지지 않기를, 그리고 다시는 이 땅에 그러한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작년 10월 말에 건립되었다. 이 추모비에는 제주 4.3사건 당시 지역 피해자 667위 영령들의 이름을 새겨 이를 위로하고 있다.

1948년 4월 3일 그날은 가슴으로 날아드는 총알과 집·들판이 붉게 타서 뿌옇게 보이는 하늘아래에서 부모, 형제 그리고 제주도민 전체가 공포의 날을 보냈던 시간이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그날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속으로만 슬픔을 삭히며 통한의 세월을 견뎌온 유가족들의 아픔과 돌아가신 영령들을 추모하기 위하여 매년 4월3일 제주4·3평화공원에 모여 영령들을 추모하는 위령제를 갖고 있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아픈 과거인 제주4·3사건을 우리는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
돌이켜 보건데, 젊은 우리들에게는 국제사회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가슴 아픈 4·3사건이 발생하였고 그 진압과정에 제주도민들이 많이 희생되었다라는 국사 교과서의 몇 줄로만 기억하고 있는 게 안타까운 현실일 것이고 우리가 깊이 반성해야 할 점일 것이다.

노무현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2003년 10월 임시정부 수립 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직접 4·3사건 피해 유족과 제주 도민들에게 공식사과문을 발표하였지만 아직까지도 제주4·3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은 실정이다.

이제 우리의 남은 과제는 이 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실의 규명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으로 화합차원의 대책마련에 제주도민 모두의 힘을 모아가 그 당시 아픈 역사의 앙금을 하루 빨리 걷어내어 도민대통합의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듯이 제주4·3사건이 발생한지 반세기가 훨씬 지났고 현재 그 당시 생존자들도 점차 사라져가는 지금, 죄를 물어 누구를 벌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눌 수밖에 없었던 그날의 진실을 밝혀 제주도민으로서 우리 후손들에게 알려 줘야 할 책임이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렇지 않고 이 아픈 제주 역사가 지금처럼 역사의 몇 줄로 치부되어 버려 우리의 미래 제주 후손들이 알지 못하고 무관심하게 된다면 대단히 슬픈일로 남을 것이다.

더 늦기전에 우리는 화해와 용서를 통해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후손들에게 교훈으로 남겨주고 그때 그 아픔과 진실이 기억속으로 잊혀져버리기 전에 젊은 우리가 제주4·3에 대하여 바로 알고 우리 자손들에게 전해주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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