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시험 열기가 대단하다. 오는 21일 치러지는 제14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에 제주지역에서 무려 1654명이 응시한다. 이는 2002년의 응시 접수자인 1523명에 비해 8.6%(131명)가 증가한 것이며, 지난 85년 공인중개사 시험이 첫 실시된 이후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공인중개사 학원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고, 케이블 TV들도 앞다퉈 공인중개사 강좌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수험서적이 불티나게 팔린 상태이고, 시험대비 마무리 특강도 인기다. 별 내용이 없는 부실한 특강이나 모의시험에도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26만1153명이 시험을 치른다. 그러나 2002년 응시 접수자인 26만5995명에 비해 1.8%(4842명)이 준 것이다. 제주지역 시험열기와는 대조적이다.

공인중개사 시험 열풍이 거센 것은 지역 경기와 무관치 않다. 불황으로 실직자들이 크게 늘어나 소규모 창업 희망자들이 부동산중개사 시험에 눈길을 돌린 까닭이다.

또 주부는 물론이고,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일반 직장인들이 노후 대비책으로 자격증을 따두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예년과 달리 부동산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응시자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그러나 합격률은 '바늘구멍'이다. 건설교통부는 그동안 양질의 중개사 배출명목을 앞세워 선발인원을 크게 제한해 온 것은 사실이다. 지난 1회 때 6만여명(합격률 38.2%) 을 배출해 놓은 다음 그 뒤에는 수를 크게 줄여 합격률이 대개 5%에 불과했다. 8회 때는 2.6%수준에 머물 정도로 어렵게 출제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제주지역의 경우에도 2002년 13회 때 합격자가 80명에 그친 상태. 합격률이 5.2%다.

물론 부동산 중개업이 대중적이라 해서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절대 아니다. 철저한 직업의식과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한편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며, 제주지역에선 오는 21일 제주산업정보대와 한라대 두 곳에서 시험이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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