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소개로 처음 이곳을 알게됐어요. 지금은 틈 날때마다 온가족이 나와 무며 상추 같은 걸 키우다 보니 내 밭같은 애정이 더하더라구요."

'초록빛 농장' 가족인 고재정씨(여·용담동)는 일곱살난 아들 한사철군과 함께 푸르름이 가득한 3평 남짓 작은 텃밭을 바라보며 뿌듯한 미소를 띠웠다.

1일 '우리 아이들에게 무공해 농산물을' 선물하기 위한 아라중학교 '초록빛 농장'의 첫 수확 자축행사에는 고씨와 같은 생각을 가진 지역주민들을 비롯해 학교 관계자, 지자체 공무원들까지 참석해 기쁨을 나눴다.

▲ '쑥쑥농장' 등 텃밭이름도 이채롭다.
제주시 아라동 뒤편 6000여㎡(2000여평) 규모로 자리한 이 농장은 지금은 친환경·유기농 급식을 위한 배추·무·상추 등 작물이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5월 학생들에게 무공해 안전한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지역사회학교 운동으로 시작된 '초록빛 농장'은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초록빛 교실'과 학부모 대상 '초록빛 투어', 무공해 농산물을 생산하는 '초록빛 농장'으로 세분화돼 추진돼 왔다.

김태환 제주시장은 "땅의 섭리를 실천하는 농부는 콩을 심은 밭에서 황금이 나길 기대하지 않는다"며 "농약이나 화학비료 없이 이렇듯 싱싱한 농산물을 키워낸 노고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지원의사를 밝혔다.

또 이날 행사에서는 충북 괴산에 자리한 한 업체가 유기농 햅쌀을 선물하는 가 하면 들꽃농장 오영덕 대표가 무농약 항아리 콩나물 50kg을 기증해 초록빛 농장에 힘을 보탰다.

▲ 초록빛농장 가족인 한사철군(7·제주시 용담동).

이와 함께 70여명의 초록빛 농장 가족들이 참여한 가족 백일장 대회에서는 어린이들이 고사리 손으로 그린 푸른 농작물들이 도화지 가득 넘쳐났다.

이날 감사패를 전달받은 오의숙 김정렬 부부(제주시 화북동·초록빛 농장장)는 "화학비료를 주지 않고도 훌륭한 농작물을 길러낼 수 있는 길이 있다"며 "농부의 욕심으로 바라보면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배추가 조금 기대에 못 미친 걸 제외하면 상추나 무같은 다른 작물은 작황이 좋다"고 흐믓해했다.

이날 행사장 주변에서는 무공해 작물과 친환경 농약 등도 함께 전시, 판매돼 호응을 얻었다.

한편 아라중학교는 오는 3일을 친환경 급식의 날로 정하고 점심 급식시간에 유기농 햅쌀과 무공해 콩나물, 초록 상추 등 '초록빛 농장'의 무공해 작물을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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