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충희 읍장.
지난 달 27일 제9회 대정고을추사문화예술제를 끝으로 올해 대정 지역에서의 축제가 막을 내렸다. 대정은 축제의 고장이라고 불려도 될 만큼 사계절 축제가 계속된다.

4월, 섬 속의 섬 가파도의 푸른 청보리 밭에서 펼쳐지는 “가파도청보리축제”를 시작으로 6월에는 제주 전통옹기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구억전통옹기축제”가 올해 처음으로 개최되었고, 11월에는 대정의 특산물인 방어를 주제로 한 제주 대표 해양축제 “최남단방어축제”와 옛날 선조들의 생활과 농촌문화를 즐길 수 있는 농촌생태문화 “난장” 그리고 추사 선생의 예술혼을 기리는 “대정고을추사문화예술제”까지, 축제의 테마 또한 다양하다.

이들 축제의 공통점은 바로 지역 주민들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축제의 기획에서부터 준비, 운영까지 모두가 주민들의 몫이다. 그래서 세련되고 화려하기보다는 서투르고 소박하며, 모슬포 사람들의 거친 삶의 모습이 그대로 배어난다.

전문가들이나 방문객들의 눈에는 부족하고 허술한 면이 많이 띌 지도 모른다. 하지만 축제의 전문성이나 완성도 등을 떠나 이들 축제가 대정 지역을 이끌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힘의 일부임에는 틀림없다.

가파도의 경우만 해도 작년과 올해 단 두 번의 축제 개최를 통해 숨겨져 있던 섬의 매력을 제주도민들을 비롯한 도외에 널리 알림으로써 방문객이 크게 늘었을 뿐 아니라, 청정 환경의 보존 가치가 인정돼 이제는 제주의 대표 녹색섬으로 키우기 위한 각종 정책들이 추진 중에 있고,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최남단방어축제는 도내.외 관광객들을 대정지역으로 가장 많이 끌어들이는 제주의 대표적 축제로 자리 잡았으며, 축제 기간 동안 소비되는 방어는 전체 생산량의 10%를 웃돈다.

또한 유배라는 문화자원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 추사문화예술제와 난장, 전통옹기축제는 날로 복잡해져만 가는 현대 사회에 잘 보존된 농촌과 전통문화 그 자체가 소중한 자원이자 지역 발전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지역주민들이 일구어 낸 것으로 다양한 향토 자원을 활용한 축제를 통해 마을 스스로가 잘 살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다.

축제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고 관심 가져줄 때 성장한다. 지금의 축제 콘텐츠 말고도 대정지역에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즐길 수 있는 거리를 많이 찾을 수 있다. 곳곳에 흩어져 있는 군사유적들은 다크투어리즘의 대표적 장소가 될 수 있으며, 자리돔과 마늘과 같은 특산물들은 로컬푸드운동과 연관 지을 수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소재 발굴을 통하여 지금의 축제 프로그램들과 접목시켜 나간다면 타 축제와 차별화되고 우리 지역만의 특색이 묻어나는 축제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한 해 동안 축제 준비에 열과 성을 다해준 지역 주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대정에서 다양한 축제의 열기를 느껴보길 바란다. <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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