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사랑하기 때문에 강정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것을 막을 수 밖에 없습니다."

천주교 제주교구 평화의섬 특별위원회는 25일 오후 3시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인 강정마을 중덕 해안에서 '제주 생명·평화를 지키기 위한 성탄절 미사'를 거행했다.

이날 성탄절 미사는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의 집전으로 제주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국회 김재윤 의원(민주당, 서귀포시), 평신도,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및 지역주민 등 2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찬송과 기도, 강연 등 미사 전 과정에 참여하면서 해군기지 건설 반대에 목소리를 높였다.

강우일 주교는 미사에서 "여러분들이 서 있는 이 곳 강정 해안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청정한 해안임에도 정부와 제주도, 도의회는 강정마을을 버렸다"며 "도대체 군사기지 시설이 누구를 위해 건설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강 주교는 "제주도와 도의회는 환경영향평가와 절대보전지역 해제 과정 등에서 편법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주민을의 권익을 보호해야 할 법원마저도 외면해 강정주민들은 아무데도 의지할 곳 없이 짓밟히고 있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강정주민들에게 유일한 희망이 있다면, 2000여년 전에 말 구유에서 초라한 보자기에 쌓인 채 태어나신 아기 예수의 탄생 사실이다"며 "아기 예수야말로 어떤 권위나 가식도 없이 강정주민의 처지와 슬픔을 이해하실 분"이라고 말했다.

강 주교는 "어떤 명분으로도 전쟁은 정당화돼서는 안될 것"이라며 "더 이상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된 자연환경과 생태계 파괴는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양두석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