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훼손지 복구사업과 관련해 해발 1600m 이상 지역, 특히 '선작지왓' 자연적 요인에 의해 훼손된 지역은 복구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라산연구소 고정군 박사는 30일 ‘한라산의 훼손지 복구에 대한 재고’ 논문을 통해 ""선작지왓 일대는 300여종의 식물이 분포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종수는 한라산 해발 1400m 이상의 아고산대에 자생하는 식물 가운데 대부분이 이곳에 분포하고 있다"며 “이곳에서 자라는 고산식물의 상당수는 한라산 또는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특산식물이나 희귀식물로 학술적, 자원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고 박사는 또 “한라산 국립공원은 등산객 등 인위적인 요인은 물론 자연적인 요인에 의해 많은 훼손이 초래된 실정”이라며 “현재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자연적 요인에 의한 부분은 선행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 박사는 아울러 "한라산 정상일대 서북벽 암벽붕괴지와 북벽 암벽붕괴지역도 녹화마대공법에 의한 복구사업은 문제가 있다”며 “등산로 주변을 제외하고는 복구공사가 실시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박사는 “현재 복구상황을 보면 등산로 주변의 훼손지는 대부분 복구되었으며, 앞으로 복구 대상지역은 등산로와 상당 부분 떨어진 지역이 설정될 것”이라며 “그러나 한라산 등산로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대지는 황폐지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이들 지역에 복구사업을 벌일 경우 녹화란 개념에서 경관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비교적 비옥한 토양에 잘 자라는 식물의 급속한 번성 등에 따라 종다양성의 감소 등 생태적 측면에서 부정적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주장했다.

고 박사는 해발 1,600~1,700m 선작지왓 일대, 해발 1,659m 민오름 일대, 사제비동산, 만세동산 일대 등은 나대지가 발견되는 등 훼손지로 분류는 되고있지만 인위적 요인에 의한 훼손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학계에서도 한라산 훼손지 복구사업에 대해 찬반논쟁이 계속됐지만 이처럼 공공기관인 한라산연구소에서 1600고지 이상 지역에 대한 인위적인 복구의 문제점을 공식적으로 밝히기는 처음이다.

한편 녹화마대 피복공사 방법으로 실시되고 있는 한라산 훼손지 복구시업은 지난 2000년에 조사된 훼손면적 22만5000㎡ 가운데 58%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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