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서부경찰서 후보선정을 위한 주민공청회'가 열린 31일 지역을 대표하는 토론자들이 설득력 있는 논리로 주장을 펼치고 있다.ⓒ김영학기자
‘제주서부경찰서 후보선정을 위한 주민공청회’가 처음 열린 31일 지역을 대표하는 토론자들이 설득력 있는 논리로 제주서부경찰서 부지 선정을 놓고 저마다의 목소리를 냈다.

# 제주시 노형동…인구 비례한 치안수요 우선

▲ 제주시서부지역 문재칠(노형동주민자치위원장) 대표
이날 오후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제주시서부지역 대표로 토론에 나선 문재칠(노형동주민자치위원장) 대표는 “강력 사건의 수법이 지능화되는 상황에서 인구수를 감안, 치안 수요에 따라 발 빠르게 경찰이 대응하려면 제주시서부권과 애월읍·한림읍·한경면을 통합해 전체 인구의 63%(9만6000여명.용담·오라동 제외)를 차지하는 제주시서부지역에 경찰서가 신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부지선정이 지역발전 도모라는 명분 아래 인구집중에 따르는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이같은 주장을 펼쳤다.

또한 “애월읍·한림읍이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했지만, 치안 수요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노형동에 위치한 해안경비단 부지의 일부에 서부경찰서가 들어서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 한림읍…관광객 1000만명 시대 겨냥 1991년부터 유치 노력

▲ 한림읍 김태보(제주대학교 교수) 대표
이에 앞서 한림읍 김태보(제주대학교 교수) 대표는 “제주시서부지역이 내놓은 인구 63% 논리는 치안 수요에 따른 인구수 비교에서 극히 좁은 해석이다”며 “현재 520만명에 이르는 관광객이 제주를 찾고 있고, 향후 2011년 1000만명 관광객 시대를 예상한다면 서부경찰서가 관할하는 관광지가 가장 많은 한림읍이 우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또 “지난 1991년부터 끊임없이 지역주민 못지않게 관광치안을 위한 경찰서를 염원해 왔다”면서 “참여 정부가 내세운 지역민간이 참여하는 투자개발 우선 정책의 일환으로 한림읍이 부지를 내놓아 서부경찰서 신설에 크게 반영됐다”고 말했다.

또한 “서부경찰서가 제주시서부권에 들어서면 이는 지역 균형발전이 아니라 제주시 확장이나 다름없다”면서 “관광객 수요와 앞으로 예측 불가능한 요인에 따른 인구분산을 감안하면 한립읍의 입지 여건이 가장 좋다”고 주장했다.

# 애월읍…무한한 발전 가능성과 중간지점 위치 교통 편리

▲ 애월읍 강인선(제주도 농업인 단체 협의회장) 대표
마지막으로 토론에 나선 애월읍 강인선(제주도 농업인 단체 협의회장) 대표는 “지역민의 안녕을 위한 치안 확보는 힘과 경제의 논리가 아니라 효율적이고 객관적인 시스템이 우선돼야 한다”며 “하귀리의 택지 개발에 따른 인구 유입과 제주시와의 근접성에서 애월읍이 내놓은 상귀리 부지와 장전리 부지는 중간 입장에서 평가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서부관광도로에 들어서는 광령리를 포함해 전국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가진 애월읍은 무한한 발전 가능성과 경관이 뛰어난 해안도로를 포함하고 있어 관광객들이 해안도로 주변의 펜션들과 어우러져 관광객 수요도 한림읍 못지않다”며 “후보지로 내놓은 장전리와 상귀리 부지 인근에 왕복 4차선 도로가 생길 예정이어서 제주시에서 20분이면 경찰서 이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서부경찰서가 관할하는 중간지점에 위치한 애월읍에 신설 경찰서가 들어서야 도민의 공감을 이끌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주민들 저마다 큰 목소리…대표자 주장에 힘실어

이날 공청회에는 600여명의 지역주민과 경찰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지역주민들의 의견도 쏟아져 나왔다.

한림읍 김창도씨와 강창욱 한림2리장은 “2005년 예산 편성 내역에서 서부경찰서 신설은 관할면적이 넓고 관광객 치안수요에 따라 결정하고 부지매입비가 포함 안돼 무상지원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부지를 내놓지 않은 노형동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하며 관광 치안 수요론을 집요하게 펼쳤다.

박성익 노형동 연합청년회장과 송영심 연동부녀회장은 “연동과 노형동만 해도 곧 인구 10만이 육박하는 상황이다”며 “미래의 인구까지 감안, 치안수요가 치안 서비스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해 제주시서부지역의 인구집중론을 부각시켰다.

애월읍 강영봉씨와 김대영 제주산업대 교수는 “경찰에 다가가는 서비스가 아닌 경찰이 찾아오는 서비스를 지역민이 원하고 있다”며 “제주시서부지역에 경찰서가 들어서면 이는 중첩서비스이며 차선책으로 접근이 용의한 부지를 선정해야 한다”고 중간지역론을 주장했다.

#  도민 입장에서 국제자유도시 염두 “구슬은 하나, 달라는 데는 둘”

▲ 김영중 대한민국 재향경우회 제주도 회장이 참석해 구슬은 하나인데 달라는 사람이 둘이 있다 면서 우회적인 치안수요론 펼치고 있다.ⓒ김영학기자
이밖에 황정익 탐라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열린 이날 공청회에는 전문가로 김영중 대한민국 재향경우회 제주도 회장이 참석해 “중앙로나 광양로터리에 경찰이 있어야지 관음사에 경찰이 있을 수 없다”며, 다만 “구슬은 하나인데 달라는 사람이 둘이 있다”면서 우회적인 치안수요론 펼쳐 여운을 남겼다.

또 전문가로 참석한 한림화 제주경제정의실천연합공동대표는 “이름이 한림이라서 한림대표가 아니다”고 설명하고 “서부지역민이 아닌 제주도민의 입장에서의 논의가 필요하며 미래학자가 아닌 이상 산술적인 구획정리만으로는 의견을 모을 수 없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와 함께 김태일 제주대학교 교수는 “똑같은 세금을 내도 제주시외 지역은 모든 행정서비스에서 불이익 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며 “서부경찰서 신설은 국제자유도시와 행정계층구조개편까지도 감안할 사항이다”고 말했다.

# 제주지방경찰청 4월말까지 부지 선정 기본 계획

한편 제주지방경찰청은 이번 공청회를 통해 서부경찰서 신축 후보지 선정을 위한 지역 주민 및 지역유지·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서부경찰서 후보지 선정에 적극 반영, 4월말까지 후보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또 부지선정이 마무리되면 오는 10월까지 기본·실시설계를 마치고 연동·노형동·용담동·오라동·외도동 등 제주시서부권과 애월읍·한림읍·한경면 지역의 치안을 담당하게 될 서부경찰서를 2007년 12월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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