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가 불법체류자 조사를 한다는 이유로 한 중국음식점에서 과잉단속을 벌여 물의를 빚고 있다.

제주시 연동에서 M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모모 여인(51)은 최근 황당하다 못해 어이없는 일을 당했다.

불법체류자 수색을 벌인다고 법무부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 6명이 들이닥친 것은 지난 13일 오후 7시.

저녁시간대라 손님이 꽉 찬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손님(?)들의 방문에 주인 모 여인은 "도대체 무슨 일이냐"며 설명을 요구했지만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은 모 여인의 질문을 무시한 채 3개조로 나뉘어 출입문 두곳을 막아서고, 종업원들의 신분 검색에 들어갔다.

“중국은 위조신분증을 잘 만드니 철저히 검색하라”는 직원들의 비아냥까지 감수하며, 30여분간 신분단속이 이뤄지는 동안 일부 손님들은 “과잉단속이 아니냐. 아직도 저런 공무원이 있냐”며 따졌지만 메아리에 불과했다.

당시 식사를 했던 임광수씨(50·경기도 시흥시·수원지검 안산지청 범죄예방위원)는 “당시 분위기가 험악해서 밥을 제대로 못 먹었다”며 “이들의 단속은 업소죽이기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참다 못한 모 여인이 “도대체 어디서 나왔느냐”고 심하게 따진 결과 이들은 “아줌마, 내가 누군지 모르냐”며 마지못해 신분을 밝혔다.

결국 종업원 가운데 불법체류자를 찾지 못한 이들은 이곳에서 일본 비자 발급을 기다리고 있던 중국인 왕모군을 체포하고 식당을 빠져나갔다.

최근 일본인과 결혼한 왕군은 지난 2002년 제주관광대학 재학 시절 모 여인과의 인연으로 일본에 건너가기 전 들른 상태다.

더욱이 이들은 “앞으로 수색영장을 청구해서 식당을 샅샅이 뒤지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모 여인은 “지난 2001년 문화관광부로부터 중국관광객 우수전문식당으로 지정을 받을 정도로 착실하게 운영을 해왔는데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며 “그들 눈에는 이곳이 범죄자의 아지트로 보이는 모양”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모 여인은 “한달여만에 세 번씩이나 단속이 이뤄지는 건 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며 “사적인 감정이 개입되지 않고서는 이럴 수가 없다”고 분개했다.

이에대해 법무부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당시 3명이 단속에 나섰고, 업소에 들어가자마자 신분을 밝혀 단속상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며 모 여인의 진술을 반박했다.

한편 불법체류로 체포된 왕군은 17일 오전 중국으로 강제 추방됐다.

CBS제주방송 박정섭기자

 

최초작성시간 : 2005-05-17 오후 1:30:18
최종수정시간 : 2005-05-17 오후 1: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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