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일간지가 제주 진출을 시도, 조만간 제주지역에 '무료 신문' 경쟁이 휘몰아칠 전망이다.

더욱이 수도권 중심으로 배포되고 있는 무료 일간지들이 제주지역까지 대거 진출할 경우 제한된 광고 시장과 뉴스 인구 등을 감안할 때 기존 지방지의 경영난이 가중되는 등 제주지역 신문 시장에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  <더 데일리 포커스>제주 진출

지난 6월 창간한 무료 일간지 '더 데일리 포커스'(대표이사 이규행)는 오는 12월부터 제주를 포함한 춘천 ㆍ전주 ㆍ청주 등 대부분 주요 도시에 동시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2002년 5월 창간한 '메트로'(www.clubmetro.co.kr ) 에 이어 지난 6월 16일 창간한 '더 데일리 포커스' (www.focus.co.kr )는 지난 8월 부산ㆍ경남 현지 인쇄 배포를 시작한 데 이어 9월 대구ㆍ경북,  지난 10월부터는 대전 ㆍ광주 ㆍ울산지역에 진출한 상태다.

더욱이 제주를 비롯한 군소 주요 도시 진출을 통한 전국지화를 선언함으로써 도내.외 언론계 안팎에 비상한 관심과 함께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더 데일리 포커스'는 제주지역과 같이 지하철이 개통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대학, 관공서, 버스정류장 등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 직접 직원을 배치해 배포하는 방식을 시도하며 경우에 따라 무인 배포도 병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와함께 '더 데일리 포커스'는 11일 한국 ABC협회에 부수공사 신청서를 제출, 전국지화를 위한 만만의 채비를 갖췄다.

현재 발행되고 있는 '더 데일리 포커스'는 현재 타블로이드판 32면을 발행하며 전체 발간 부수는 70만3000부에 이른다.

▲  '지하철 신문' 인식 파괴 시도

▲ 10월 27일부터 광주시내에서 배포되기 시작한 '더 데일리 포커스'. ⓒ 오마이뉴스
이번 더 데일리포커스의 전국지 진출 선언은 무료 일간지 제1호 '메트로'가 지하철을 중심으로만 배포되던 소극적인 시장 진입에서 한걸음 나아가 지하철이 없는 지역까지 배포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서 지방 신문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메트로와 더 데일리 포커스 등 무료 일간지가 서울시장에 침투하자 종합일간지, 스포츠지 등 기존 신문들의 가판 판매율이 20%까지 격감하는 등 일대 가판시장이 혼란에 빠졌었다.

하지만 지하철이 있는 서울.부산 지역 경우와는 달리 제주지역 경우 배포가 쉽지않고, 출근시간대 독자들에게 주요 현안에 대한 정보를 간략하게 정리한 '뉴스 브리핑'식의 가독성을 가진 무료일간지 특성상  얼마나 제주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27일부터 배포되고 있는 광주광역시 경우 시외버스터미널, 금남로 지하상가 입구, 전남대 등지에서 하루 총 5000여부가 배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지역 일간지 한 광고국 관계자는 "당분간은 시장 개척이 쉽지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높다"며 "하지만 서울 등지에서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는 무료일간지가 제주지역에 배포될 경우 광고시장은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 데일리 포커스>...주 5일 발행 전국 무료배포

제2의 무료신문 '데일리포커스'는 벤처기업 새롬기술(대표 홍기태)이 올해 4월 자본금 25억5000만원(지분율 51%)을 출자해 설립한 무료일간지다.

데일리포커스는 연합뉴스 등 통신사 기사 중심으로 지면을 구성, 타블로이드판 24면으로 처음 시작해 현재 32면으로 늘렸으며 주5일씩 신문을 발행, 수도권 지하철 역세권을 중심으로 배포하고 있다.

사회, 정치, 국제, 경제, 문화, 영화, 스포츠 등을 중심으로 지면을 꾸리는 한편, 10∼40대를 겨냥해 각 지역 특성에 맞춘 생활밀착형 기사도 싣고 있다.

또 각 면마다 핵심이 되는 1개의 집중형 기사를 싣는 등 '포커스'라는 제호를 살려 선발주자 메트로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발행부수는 메트로보다 10만부 가량 많은 50만부에서 시작, 벌써 70만부를 넘어서고 있으며 인쇄는 '매일경제' 신문사에서 대행하고 있다.

현재 데일리포커스는 한국경제와 문화일보 사장을 지낸 이규행 전 메트로 대표가 사장을 맡고 있으며 전국 각 일간지 경력기자 30여명이 창간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 무료일간지 1호 '메트로'

국내 제1호 무료일간지는 다국적 신문 '메트로'(대표 남궁호) 다.

'지하철'이라는 뜻을 가진 메트로는 지난 95년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첫 선을 보였다.

지난해 5월31일 처음 국내에 선보였던 '메트로 서울'에 이어 올해 9월부터 부산지역에 진출, 메트로 부산판을 발행 중이다.

대도시 지하철망을 중심으로 출근자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공짜신문' 전략을 구사, 현재 유럽과 북미, 아시아 등 16개 나라 24개 도시에서 발행하고 있다.

자본금은 현재 42억원이며 직원은 46명.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50여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메트로측은 "메트로는 23개 도시에서 5년간 증명된 모델이다. 무료신문의 출현은 인터넷의 무료정보에 익숙해지고 있는 시대 흐름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라고 밝혔다.

▲  '공짜 신문' 얼마나 있나...일부 지방도 출현

이와함께 문화일보가 오는 17일 예정인 스포츠와 문화 지면을 강화한 무료일간지 'am 7'(에이엠 세븐)을 창간을 서두루고 있어 조만간 국내 무료신문 시장의 치열한 시장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am7'은 타블로이드판 32면(월요일 40면)으로 월∼금요일 주5회 발행되며 서울, 부산, 대구, 대전, 울산 등 대도시와 인천ㆍ수원 등 수도권 주요도시의 지하철 역세권 중심으로 배포될 예정이다.

초기 발행부수는 데일리 포커스(50만부)와 메트로(40만부)보다 많은 70만부로 계획하고 있다.

또 대한매일도 지난 1992년 폐간된 '선데이서울'의 제호를 되살려 타블로이드판으로 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이와별개로 또다른 무료 일간지 창간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부산타임스(부산), 목포일보(목포) 등 지방에도 무료신문이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  '광고 시장 잠식'  우려

제주지역 한 일간지 판매국 관계자는 "전국에서 중앙지에 밀리지 않고 유일하게 지방지 시장이 살아남았던 부산지역에서도 비상이 걸렸다"며 "지방지 시장점유율이 매우 열악한 제주지역의 경우 기존 신문시장에 미치는 여파를 감안하면 좋은 징조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제주지역에서 매체 출간이 잇따른 상황에서 전국형 무료종합지의 출현은  경영난을 심하게 겪고 있는 도내 일간 시장의 혁신적인 변화를 예고케 하는 것"이라며  "신규 독자는 늘고 있지 않은 상황인데, 자칫 기존 독자까지 잠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광고담당 한 간부는 "광고의 속성상 많이 보고 있는 신문의 광고 가격이 올라가는 것 아니냐"며 "도내 신문 업체 경우  구독부수의 큰 차이가 없어 광고 가격이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지만 전도민을 대상으로 무차별 배포될 경우 광고 가격 변화는 물론 그리 많지 않은 수도권 광고까지 독식할 우려도 있어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사실상 좁은 제주바닥에서는 행정이나 사업체 불문하고  '인지상정상' 광고를 주는 형국이어서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무료 배포가 장기간 계속될 경우 시장 경쟁 원리에 따른 자연스런 변화가 생겨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관련 일간지 편집국 기자는 "기존의 안일한 신문제작 관행에서 벗어나 지역 특화 매체로서 거듭나는 것 밖에는 달리 뽀족한 수가 없다"며 "오히려 지역 일간지의 취재관행을 개선하고 신문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