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제주지역 구직자들과 구인업체를 위한 채용박람회가 13일 오후2시 중소기업지원센터에서 열렸다.

제주지방노동사무소와 도내 17개 기관이 공동으로 마련해 이날 채용박람회에는 도내 구인업체 52곳이 참여했고 구직자 1000여명이 참석하는 등 최근의 취업난을 반영했다.

당초 200여명을 채용목표로 열린 이날 박람회에서는 참가한 1000여명의 구직자 중 495명이 면접에 응시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중 13명이 현장에서 채용을 확정했고 196명이 2차 면접을 약속한 것으로 집계됐다.

▲성황속 업종간 희비 엇갈려

도내 특급호텔을 비롯해 카지노, 관광, 제조업, IT업체 등 도내 중견기업들이 참여한 이날 박람회에는 겉으로는 성황을 이뤘지만 내용적으로는 업계간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서비스나 음식료 업계쪽은 등에는 상담자들의 발길이 길게 늘어서 장사진을 이룬 반면 제조업체나 생산직 구인업체 테이블에는 지원자가 거의 없거나 1~2명에 불과해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객실과 식음료, 조리부문에 6~7명을 뽑을 예정이던 라마다프라자와 카지노업체인 제주관광에는 수십명이 상담자가 몰렸다.

하지만 생산직을 뽑는 J·D업체 등 제조업에는 상당자가 5명 미만으로 한산했고 이처럼 지원자가 없자 일부 제조업체는 미리 행사장을 철수하는 모습도 보였다.

D업체 관계자는 "생산직이라면 처다보지도 않는게 현실이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구인업체로 참여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라고 안타까워 했다.

▲ 2003 채용박람회가 13일 중소기업센터에서 열려 총 52개 업체에서 200명을 모집한다. 이번 채용박람회에 구직자 100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룬 가운데 채용조건이 걸린 벽보를 살펴보고 있다.<김영학 기자>

▲성적보다 조직적응력 선호

이날 참여한 52개 업체 구인담당자들은 대부분 같은 조건이라면 언어능력을 우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제주가 관광도시여서 관광과 서비스 산업 위주로 형성된 측면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전반적인 구인업체의 성향으로 파악됐다. 다음으로 인사 관계자들은 성격과 성실함을 살핀다고 말해 학교성적보다는 사회성이나 직장내 조직적응력 등을 더 관심있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업체 구인관계자들은 서비스나 생산직을 떠나 도내에서 직업을 구하려는 미취업자들이 취업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적극성이 부족하다

채용박람회에 참여한 일부 구인업체 관계자들은 참가자들이 많긴 하지만 취업에 대한 적극성은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 구인업체 관계자는 "일단 구직에 나섰다면 상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는 생각으로 자신을 채용하게끔 상대방을 설득하고 장점을 부각시키는 등의 노력이 필요한데도 수동적으로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풍림콘도 인사담당자는 "취업의 분야를 너무 넓게 잡지말고 구체적으로 3~4개 업체로 좁히고 직접 이력서를 들고 찾아갈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며 "남들처럼해서는 결코 자신의 가고자 하는 회사에 들어갈 수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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