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순 제주도농업기술원장.
38년 동안 한눈 한번 팔지 않고 농업연구에만 매달렸다.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선택한 길이었다.

퇴근 후엔 시간을 쪼개 공부에 투자했다. 농학박사 학위까지 받는 등 학구열도 남달랐다.

외국 농업전문가들도 그를 보면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운다. 타고난 친화력과 국제감각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한미FTA·한중 FTA에 대해선 "피하지 못한다면 즐겨야 한다"며 두둑한 배짱도 보였다.

취임 4개월이 4년 같았다고 했다. 빽빽한 하루 일정을 보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56년 역사의 제주농업 '씽크탱크'를 진두지휘하는 이상순(56) 제주도농업기술원장을 지난 17일 만났다.

▲ 이상순 제주도농업기술원장.
이 원장은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과 한중FTA 체결 움직임으로 제주농업이 몰락할 것이란 위기감이 있다는 질문엔 "여러해 전부터 FTA 체결 이후 제주농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고품질 농산물 안정생산을 위해 각 지역 실정에 맞는 다양한 시범사업과 새기술을 보급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 진행했던 역점 추진 사업에 대해서 그는 "도내 30여 곳에 설치한 국지 농업기상 분석 장비를 활용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서리정보를 SMS문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키위, 봄감자, 고사리 등 농작물이 서리로부터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해 매년 20억원 이상의 경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양한 해외교류사업도 시도하겠다고 했다.

이 원장은 "지금은 전 세계가 울타리가 없어졌다"며 "개방은 곧 해외의 변화를 읽고 이길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감자전문가를 베트남으로 파견하겠다"며 "외국인들이 농업을 배우기 위해 제주도로 오게 해 해외 관광객 유치에도 한 몫 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작지만 강한 제주농업으로 만들어 농가소득을 10% 증대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수출농업 육성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소농' 지원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농업 진단에선 "생산 비용 절감과 고품질 등 농업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라며 "농업생산과 농업소득이 정체되고 고령화가 급속화되는 현 시점에서 마케팅·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의 역량 강화와 작은 규모에서 최고의 경영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강소농 육성이 필요하다"고 거듭 말했다.

지구 온난화 대책을 묻는 질문엔 "지금까지 제주 특산작물로만 인식해 오던 온주밀감과 한라봉 등 고급 만감류가 육지부 중부지방까지 재배되고 있다"며 "월동배추는 이미 남해와 전라남도에서 정착돼 (제주)주산지 개념이 사라져 버렸다"고 했다.

이어 "기후변화에 따라 제주에서만 자라던 농작물이 북상하면서 농작물 재배지도는 그 형태가 무너진지 오래"라며 "국민 기호에 맞는 아열대 과수는 물론 채소를 도입해 새로운 재배기술과 지역 적응성 검토를 이미 오래전부터 추진해 왔다. 앞으로도 보다 다양한 농작물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우리농업기술원 연구·지도직 직원은 최고의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돼 있다"며 "지금까지 집적된 최고의 농업기술을 바탕으로 제주형 품종개발, 종자전쟁 시대 유전자원 확보, 최고품질 농산물 생산, 경영비 절감 기술 등 첨단 기술을 개발해 농업인에게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농업인들이 농업기술원의 든든한 후원자가 돼 준다면 밤을 낮 삼아 연구기술 개발 보급에 심혈을 기울여 FTA의 파고쯤은 훌쩍 뛰어넘겠다"고 당부했다.

▲ 이상순 제주도농업기술원장.
◆이상순 원장은 누구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 출신인 이상순 원장은 표선농업고등학교와 제주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제주대학교에서 농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1974년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당시 남제주군농촌지도소에 공직자로서의 첫발을 내딛었다.

남제주군농촌지도소와 농촌진흥원 근무를 거쳐 지난 1997년 10월 농촌지도관에 임용됐다. 이후 북제주군농촌지도소 기술보급 과장, 농촌진흥원 총무지도담당관, 제주도, 농업기술원 경영정보 과장, 제주농업기술센터 소장, 농업기술원 연구개발 국장, 기술지원 국장 등 주요 요직을 거쳤다.

농업기술원 기술지원국장 재직 당시엔 고품질 감귤생산기술과 수출농업 추진, 강소농 육성을 이끌었다.

또 4개 권역별로 특화된 농업기술보급사업 기반을 닦는 등 농업기술원 개혁 적임자라는 평가도 받았다.

온화하면서도 열정적 사업 추진력과 열린 사고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부서 직원들은 물론 농업인들의 세심한 부분까지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농업기술원에선 줄곧 기획업무와 홍보업무만을 전담할 정도로 기획력과 홍보에 대해선 타의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도 받는다. 

가족은 부인 고혜영 여사와 2남 1녀를 두고 있다.

다음은 이상순 제주도농업기술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취임한지 4개월여가 넘었다. 소회는 
 
지난 4개월은 4년 같은 기간 같이 소화했다고 생각한다.

지난 1월 12일 취임식 이후 제주농업의 새로운 방향을 구상하고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돋움 한 농업기술원의 위상을 국제적으로 알리기 위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특히 지난 3월 12일은 농산물원종장이 개장 10주년을 맞으면서 씨감자 생산 분야에서는 우리나라의 기술을 뛰어넘어 세계적인 기술로 자리매하고 도내 씨감자 자급률을 100%까지 끌어올린 것에 대한 주위의 평가가 농업기술원의 위상을 높였다.

또, 종자전쟁 시대에 대비한 제주의 약용작물 유전자원 확보는 물론 감귤 신품종 개발 보급에도 힘을 기울였다.

감귤 당도 1 브릭스 향상을 위해 '부농프로젝트'사업 추진 최고 감귤생산(Top Fruit) 기반 조성사업, GGAP 사업 등 제주 감귤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술지원 사업을 추진 등 제주의 농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술지원 사업 추진에 힘썼다.

▲지난해 진행했던 역점 추진 사업 소개와 자체 평가를 한다면

농업기술원이 탄생한지도 벌써 56년, 그동안 우리 농촌진흥 공무원들은 제주농업 발전을 위하여 수많은 일들을 해냈다고 자부한다.

감귤산업의 발전과 하우스 재배기술도입, 에너지 절감을 위한 고단위 기술은 물론 새로운 채소 재배기술 등 거의 모든 기술이 우리의 손과 기술로 일궈 냈다고 자부한다.

특히 타도와는 달리 도내 4개소에 배치된 농업기술센터는 제주센터는 근교농업, 서귀포센터는 감귤과 아열대농업, 동부센터는 밭작물재배, 서부센터는 월동작물 재배 등 권역별로 역할과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농업기술원 자체에서 전도 30여 곳에 설치한 국지 농업기상 분석 장비를 활용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서리정보를 SMS문자 서비스를 제공해 키위, 봄감자, 고사리 등 농작물이 서리로부터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해 매년 약 20억원 이상의 경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키위가 헤이워드 등 녹색에서 골드키위 도입 이후 황금색 키위 일색으로 확대되어 녹색키위가 설 자리를 잃어가면서 그리스에서 도입한 기존 헤이워드보다 2배 큰 데칠리드 키위 도입은 제주 키위산업 다양화와 제2 과수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는 새로운 도약이 될 것이다.

이러한 연구지도 결과 연말 종합 평가에서 우수농업기술센터, 강소농 우수기관, 연구공로상 등 많은 기관표창과 개인 유공표창을 받았다.

▲올해 역점 추진 사업은
 
첫째, 세계 7대 자연경관 도시에 걸맞는 연구개발과 기술보급사업 추진이다. 제주는 세계 7대자연경관 불가사의 도시이자 유네스코 3관왕의 도시 브랜드를 십분 살려 거기에 걸맞는 농업연구와 지도사업을 수행하겠다.

둘째, 친환경농업 연구개발보급 강화다. 농업기술원이 가지고 있는 원천기술 보급, 미생물 개발과 보급사업 등 친환경농업에 따른 기술연구와 보급 확대와 축산분뇨 해양 투기가 금지되면서 축산분뇨 비료화 연구보급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겠다.

셋째, 제주의 주요작목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겠다.

우리 제주는 타 도와 비교해 볼 때 매우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주요 작목별로 추진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해 농업인이 마음 놓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하겠다.

넷째, 연구사업은 현장위주의 연구 방식 강화다. 현장 연구를
 강화하고, 수출농업과 종자산업 육성 등 경영비 절감과 품질향상을 위한 기술을 수행하겠다.

다섯째, 해외 농업 등 국제 교류업무 시도다.

지금은 전 세계가 울타리가 없어졌다. 개방은 곧 해외의 변화를 읽고 이길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 그 첫 예로 올해는 감자전문가를 베트남으로 파견하겠다. 파견만이 아니라 외국인들이 우리 제주도로 방문도 확대토록 하여 해외 관광객 유치에도 한 몫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는 도정 슬로건인 세계가 찾는 제주, 세계로 가는 제주와 부합될 수 있다고 생각다.

여섯째, 농기계 사업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우리 농업기술원의 기술력과 봉사활동은 도내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이러한 기술력과 봉사정신으로 농업인에게 보다 더 다가가는 농기계 실용교육과 임대사업도 확대하여 농업인에게 사랑받는 무한봉사 행정과 현장 기술지원을 해 나가겠다.

일곱째, 유관기관과의 협력체제 강화다. 행정기관, 의회, 농협, 언론사, 농촌진흥청 등과 유대를 강화하여 상생하고 공존하는 즉, 서로가 도움을 주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함은 물론 우리 농업기술원이 대외 신장력을 강화하도록 하겠다.

여덟째, 농업인 단체와의 소통과 협력 활성화다. 농업기술원의 힘, 그 밑바탕에는 농업인이 있고, 그 단체가 있다. 농업인 단체와의 소통이야 말로 농업기술원의 동반자이자 방파제로서 서로 성장할 수 있는 모태가 될 것이다.

아홉째, 농업기술원은 최고의 농업 전문가 집단이다. 농업기술원은 하나의 커다란 기술 전문가 집단이다. 개인의 발전은 물론 조직 활성화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개인이나 조직은 타인과 또, 타 조직과 무한히 경쟁하고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최고의 전문가 육성에도 힘쓰겠다.

열번째, 직장 동호회 활동 활성화에 적극 지원하겠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란 말이 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축구, 탁구, 배드민턴, 등산 등 시간외에는 다양한 직장 동호회 활동으로 여가 활동도 즐기면서 근무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

▲앞으로 펼칠 농업기술원의 전략과 비전은
 
작지만 강한 제주농업의 농가소득을 10% 증대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

이러한 비전 달성을 위하여 제주농업 '경쟁력강화'기술 개발·보급, '신 성장동력'창출 및 '수출농업'육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소농'지원이란 전략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

▲제주농업에 대해 솔직 과감하게 진단한다면

첫째, 전 세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FTA 체결 확대로 농업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생산 비용 절감과 고품질 등 농업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라 생각한다.
 
둘째, UPOV 협약으로 '12년부터 모든 작물이 품종보호대상 지정이 확대하고 있는데 우리 농업기술원에서 2011년도에 설립된 감귤육종센터가 감귤 로열티 문제 쟁점화하고 해결하기 위한 국내 신품종 육성이 시급한 과제다.

셋째, 폭우, 저온, 가뭄, 일조부족, 돌발병해충 증가 등 기후변화, 자원고갈 등 농업생산여건 점차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작금의 현실을 위기극복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기후변화 적응 대책이 필요하다.

다섯째, 생명산업으로서 녹색성장 선도를 위한 농업역할 확대가 필요하다. 생산중심 재배농업에서 융복합 산업으로 발전함은 물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의 농업자원에 대한 중요성 증대될 수 있도록 유용곤충, 유용미생물, 유전자원 활용기술 개발과 확산이 필요하다.

여섯째, 고품질 안전 농식품에 대한 수요 급증과 국제기준 강화가 필요하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식품안전성이 요구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수출입 기준강화는 반드시 필요한 사업일 것이다.

일곱째, 농업생산과 농업소득이 정체되고 고령화 진전이 급속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마케팅·비지니스 등 다양한 분야의 역량 강화와 작은 규모에서 최고의 경영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강소농 육성이 필요하다.

▲한미FTA가 비준되고 한중 FTA 체결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 제주농업이 몰락할 것이란 위기감이 있다. 대비책은

한미FTA만이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에서 국가별로 추진하고 있는 FTA 협상과 체결은 한마디로 크나큰 시련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피하지 못한다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에게 도전하는 파도를 넘어서기 위한 다양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그래서 농업기술원은 수 해 전부터 FTA체결 이후 제주농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UPOV(로열티) 대응과 수출용 주요작물 우량품종을 감귤, 양파, 마늘, 양란, 등 다양하게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지역 특성을 살린 고품질 농산물 안정생산을 위해 각 지역 실정에 많는 다양한 시범사업과 새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또, 농업 생산비 절감만이 농가소득을 올 릴 수 있는 길임을 인식해 농작업 생력화를 위한 농업기계화 사업과 농기계 임대사업을 2012년도에 비로소 전도로 확대해 추진하고 있다.

지하공기, 히트펌프, 발전수 온배수를 이용하는 등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에너지절감 신기술을 개발 보급한 결과 망고 등 열대작물을 재배하면서 기름 한방울 없아도 4월에 생산 가능할 수 있는 재배기술모델을 개발하여 인근 지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실천 가능한 친환경농업 기술 개발 보급과 기후변화대응 농작물 재해 및 병해충 방제 지도사업을 전개 하면서 FTA 체결 이후에도 제주농업이 경쟁력을 갖일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작물재배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미래 제주농업이 살아갈 길을 예측한다면

지금까지 제주 특산작물로만 인식해 오던 온주밀감과 한라봉 등 고급 만감류가 육지부 중부지방까지 재배되고 있다는 것은 각종 언론을 통해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특히 월동배추는 이미 남해와 전라남도에서 정착되어 주산지 개념이 아에 없어져 버렸다. 이처럼 기후변화에 따라 제주에서만 자라던 농작물이 북상하면서 농작물 재배지도는 그 형태가 무너진지 오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농업기술원은 우리 국민 기호에 맞는 열(아)열대 과수는 물론 채소를 도입해 새로운 재배기술과 지역 적응성 검토를 이미 오래전부터 추진해 왔다. 앞으로도 보다 다양한 농작물을 도입하여 국민 기호에 맞고 우리지역 환경에 잘 적응하는 농작물 도입을 위해 힘쓰겠다.

▲농업인, 도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우리농업기술원 연구·지도직 직원은 최고의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돼 있다.

지금까지 집적된 최고의 농업기술을 바탕으로 제주형 품종개발, 종자전쟁 시대 유전자원 확보, 최고품질 농산물 생산, 경영비 절감 기술 등 첨단 기술을 개발하여 농업인에게 보급해 나가겠다.

따라서, 농업인 여러분께서는 농업기술원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신다면 연구, 지도공무원은 혼연일체가 되어 밤을 낮 삼아 연구기술 개발 보급에 심혈을 기울여 나아간다면 제주농업은 한층 더 발전하고 FTA의 파고쯤은 훌쩍 뛰어넘어 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강정태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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