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조형물 건립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도내 미술단체가 제주문화예술재단 부설 조형연구소를 철폐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제주지회 탐라미술인협회(대표 강요배)는 18일 오전 11시 제주민예총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제주문화예술재단은 부설 조형연구소를 폐지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탐미협은 "노래비건립 문제가 불거진 것은 당초 설치의도가 불순한 재단부설 조형연구소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는 조형연구소의 태생적 문제에 기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 2월 조형연구소 설립 논의가 제기됐을 때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수익사업을 위한 사업소인가, 조형연구소의 설치를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낸 바 있다.

이들은 당시 "제주문화예술계의 합의와 동의없는 제주문화예술재단 부설 조형연구소의 설치를 반대한다"며 "도립 재단이 별도로 용역수주를 맡겠다는 것은 자유로운 시장 경제의 논리만으로도 개별 작가들의 불평등을 초래하"며 "결국 장기적으로 우리문화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우려를 제기했었다.

이들은 이날 조형연구소의 부설 목적.기능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지며 문예재단이 야기된 제반문제를 적극적으로 개혁해 줄 것을 촉구했다.

ㅇ '특정작가에 대한 특혜'

이들은 "회화 조각 건축 디자인 영상 조경 등 6개 분야에 대한 중점 연구사업 전반에 대한 용역수주는 제주문화예술재단과 관련된 모든 공적용역 및 사업을 연구소가 독식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며 결국 공공재단이 나서서 특정작가들에게 공익적 위탁사업을 독점.수탁하게 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는 명백히 소속작가들의 작업을 통한 수익이 전액 작가 개인의 수입으로 귀착될 수 밖에 없다"며 "결국 재단이 나서서 특정작가들의 호주머니를 채워주는 역할을 수행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 탐라미술인협회 강요배 대표.
ㅇ  '문화예술 사업 독식' 문제

또 이들은 "과연 조형연구소가 설치된지 1년 반이 넘도록 진행했지만 '제주도 조형예술 발전을 위한 종합적 연구'를 수행한 성과물이 단 한건이라도 있는가"라고 반문하고, "이는 조형물 용역만을 위해 준비된 제작팀일 뿐임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문예재단이 '향후 국제자유도시 건설에 따른 테마공원 등 조형물 건립사업이 재단 주관하에 시행될 경우...'라고 상정한 것은 현재의 조형연구소가 계속 존치될 경우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우려를 낳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제주문화예술재단은 21세기 제주문화발전을 선도하고 문화예술인을 든든하게 지원하는 역할과 위상을 지니고 있다"며 "이는 향후 지역문화예술 발전의 기반이 되는 가장 중요한 기구"라고 당위성을 언급했다.

탐미협은 "신임 이사장이 현재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제주지역 문화예술계의 대표성을 지닌 위상을 획득할 수 있도록 현재 재단이 야기한 제반문제들을 적극적으로 개혁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ㅇ 의견수렴 통한 합리적 대안 모색해야

이들은 또 "조형연구소를 포함해 각종 사업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민예총, 예총 등을 총망라해 적극적인 의견수렴을 통해 합리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것"도 촉구했다.

강요배 탐미협 회장은 "현재의 조형연구소 사업 독점은 한 건축과 부서에서 실무과장이 직접 '설계도'를 작성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문화예술계의 잡음을 잉태하고 있는 조형연구소의 폐지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또 강태봉 전 탐미협회장은 "굳이 조형연구소가 아니더라도 재단의 필요성에 의해 각종 '기획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며 "각종 조형물 제작 의뢰가 올 경우 재단자체에서 각계의 전문가를 별도로 구성해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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