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7년 9월 태풍 나리 당시 범람했던 제주시 용담동 한천 모습. <제주투데이 DB>

제16호 태풍 '산바(SANBA)'가 북상 중인 가운데 2007년 제11호 태풍 '나리'의 악몽이 재현될지 바싹 긴장하고 있다.

9월 '추석 태풍'인 두 태풍의 발생 시기와 이동('산바' 예상 이동) 진로, 강도 등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발생 해역만 다르다. '산바'가 필리핀 마닐라 남동쪽 해상인 반면 '나리'는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해상이다.

'산바'는 추석(30일)을 13일 앞둔 오는 17일부터 제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나리'는 추석(9월 25일)을 9일 앞둔 16일 제주를 강타,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16일 하루에만 한라산 윗세오름 563.5㎜를 비롯해 제주시 420㎜, 서귀포 265.5㎜의 비가 내렸다.

당시 13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당했다. 또한 재산피해만 1600억원에 달했다.

두 태풍의 이동(예상 이동) 진로를 보자.

▲ 제16호 태풍 '산바'의 예상 이동경로. <기상청 제공>
기상청은 '산바'가 16일 오전 3시께 일본 오키나와 남남서쪽 약 110㎞ 부근 해상에 진출한 후 17일 오전 3시께 서귀포 남쪽 약 300㎞ 부근 해상까지 도달할 것으로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리'는 제주에 상륙하기 이틀 전인 14일 오후 9시 오키나와 남서쪽 약 70㎞ 부근 해상을 지나 16일 낮 12시에는 서귀포 남쪽 20㎞ 부근 해상에 진출했었다.

태풍 강도 역시 두 태풍이 유사하다.

'산바'는 14일 이후 세력을 키워 중심기압 910hPa, 최대풍속 초속 56m(시속 202㎞) 강풍반경 540㎞의 매우 강한 대형급으로 발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직접영향권에 드는 17일 오전 3시에는 세력이 조금 줄어들긴 하지만 중심기압 945hPa, 최대풍속 초속 45m(시속 162㎞) 강풍반경 480㎞의 매우 강한 중형급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은 '산바'가 제주에 접근할 경우 최대순간풍속 초속 30∼50m, 일부지역은 초속 50m 이상의 강풍이 불고,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겠다고 내다봤다.

'나리'는 오키나와 남서쪽 해상을 지날 때(9월 14일)의 강도는 중심기압 935hPa, 최대풍속 초속 50m, 강풍반경 200㎞의 강한 태풍이었다.

제주에 접근했던 16일 낮 '나리'는 중심기압 960hPa, 최대풍속 초속 40m 강풍반경 200㎞였다.

물론 '산바'의 이동경로는 유동적이다.

기상청은 한반도 북쪽 상층 기압골과 일본 남쪽 해상의 열대저압부 활동 변화 등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가 매우 유동적이어서 서해안, 남해안, 대한해협으로 접근하는 3가지 시나리오를 분석 중이다.

기상청은 '산바'의 진로가 유동적이지만 한반도에 상륙할 가능성이 있다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하고 있다. <제주투데이>

<김명현 기자/저작권자ⓒ제주투데이/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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