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하다 북송된 탈북자에 대한 북한내 심각한 인권유린 실태가 일부 공개됐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용역에 따라 동국대학교 북한학연구소가 하나원 교육을 이수하고 국내에서 생활하고 있는 탈북자 50명을 심층면접하고 1백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북송된 탈북자에 대해 폭행이나 나체조사, 강제낙태 등이 빈번하게 행해지고 있다는 증언이 줄을 이었다.

이 같은 인권유린은 주로 무산·청진도집결소나 혜산 927사무소에서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탈북자의 증언은 처참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실태조사에서 탈북자들은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해 “북한은 세계최대 인권유린 지대”라고 입을 모았다. “인간생지옥”이라고 답한 탈북자도 있었다.

특히 탈북했다가 붙잡혀 북송된 탈북자의 경우는 처참한 인권유린을 경험해야하며, 이로 인해 북한을 떠나야겠다는 결심을 더욱 확고히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탈북자의 증언

연길에 있다가 2000년 4월에 북한으로 강제송환되었다는 한 탈북자는 “무산 보위부에 처음 잡혔을 때 옷을 아예 다 벗기고 손을 머리에 얹고, ‘앉아 일어나’를 50번 한다”며 “왜 하는 줄 몰랐는데, 옆사람에게 물어보니 ‘돈을 항문이나 자궁에 숨겨놓았을 경우 찾기 위해서’라는 대답을 들었는데, (‘앉아 일어나’를 하고 나니) 항문이나 자궁을 들여다봤다”고 증언했다.

이렇게 무산 보위부에서 8일간 있다가 청진도집결소로 옮겨갔다는 이 탈북자는 이어 “중국에서 여자들이 팔려갔거나 그냥 건너갔다가 임신한 여자들이 많이 들어왔었다”며 “6개월이든, 7개월이던 아기를 낳아야 나갈 수 있다. (안전원들이) 아기가 태어나면 코를 땅에 닫게끔 엎어놓고 아기가 살겠다고 버둥거리면서 우는 모습을 엄마가 지켜보도록 하는데, 아기가 죽기를 기다리는게 정말 말도 못한다”고 끔찍한 상황을 전했다.

또 “중절시키는 약이 없으니까 배를 차서 낙태를 시킨다”며 “한 달여 동안 8개월 짜리 아기는 조산되고 4개월 짜리 아기는 유산됐다”고 말했다.

장백현에서 북송된 다른 탈북자는 “927사무소에서 하는 걸 보고 이가 갈렸다”며 “한끼라도 먹고 죽어야 원이 없겠다는 사람들이 중국으로 넘어갔다가 붙들려 오는데, 몸수색 당하고 매가 가해진다”고 증언했다.

이 탈북자는 “아주마이들을 손들어 쫙 펴게 하고는 몸둥이로 내려치는데, 실한 몽둥이가 세 토막이 났다”며 “도둑질을 하거나 살인을 한 것도 아니고, 아이들 둘 서이 데리고 한끼 얻어 먹이겠다고 중국으로 건너간 사람들을 어디 몸댈대가 있냐”고 말했다.

자신은 좋은 옷을 입고 있어서 매질을 모면할 수 있었다는 이 탈북자는 이어 “먹을 것이라고는 중국에서 돼지 사료로 들어오는 콩강냉이죽 뿐인데, 7~8백명 되는 사람들이 손잡이도 없는 숟가락으로 퍼먹는다”며 “거기 한달만 있으면 영양실조가 오는데, 실제로 하루 있는 동안 아침에 강가에 시체들 다섯 여섯이 들고 나갔다”고 전했다.

이 탈북자는 “입고 있던 가죽점퍼를 벗어주고 이튿날 다행히 그곳에서 나올 수 있었다”면서 “굶어죽고 얼어죽고 맞아죽고 하는 그 안의 실태를 보고 (탈북할)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탈북원인 ‘식량문제’

이번 실태조사에서 탈북자들은 탈북 방법은 ‘압록강이나 두만강을 몰래 건넜다’(60%)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인민군이나 보위부 직원에게 돈을 주고 넘었다’(18%), ‘알선해주는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13%)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탈북자들은 북한내에서 출신성분에 따른 차별 유무에 대해 대부분인 71%가 ‘매우 많다’고 응답했는데, 응답자 중 약 90%는 북한 사회의 신분에 의한 차별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이어 탈북자 중 75%가 90년 후반 공개처형이 증가했다는 언급이 있어왔다고 응답했고, 본적은 없지만 소문은 들었다는 응답자를 포함하면 92%에 달하는 응답자가 공개처형을 보거나 들었다고 답했다.

특히 북한에서의 생활 중 가장 어려웠던 점에 대해 62%가 ‘식량문제’를 꼽아, 탈북의 직접적인 원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먹고사는’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탈북 여성들의 경우 인신매매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중국인(조선족 또는 한족)에게 혼인시키는 경우과 유흥업소에 팔리는 경우가 있었는데, 딸들이 인신매매됐다는 한 탈북자는 “둘째, 셋째 딸들이 중국 조선족들한테 잡혀서 중국 돈 4천5백원씩에 팔렸다”고 증언했다.

이강혁 기자 ⓒ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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