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4계급으로 나뉜 병사들의 계급을 일병-상병-병장 등 3계급 체계로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향후 계급 구조 변경에 반영될지 주목된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운영연구센터 김원대 박사와 대외협력실 김종엽 중령은 최근 '주간 국방논단'에 게재한 '병 4계급 구조의 문제 진단과 개선방안'이란 주제의 논문을 통해 "병사계급 구조를 축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병사 계급을 서열 개념에서 탈피해 숙련의 의미를 강화시키는 형태로 계급 구조와 명칭을 보완해야 한다"면서 "명칭상 서열 의미가 강한 '등'자를 삭제하고 이등병 계급을 폐지해 '일병-상병-병장' 3계급 체제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두 사람은 "계급별 목표 수준도 일병(Starter)은 개인 전투기술을, 상병(Sporter)은 팀 단위 전투기술을, 병장(Smarter)은 분대 전투지휘 능력 완성을 각각 목표로 하는 개념을 정립하자"며 "계급별 목표 수준을 완성하려면 일병과 상병, 병장의 복무기간을 각 7개월(공군은 8개월)로 적용해 숙련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문에 따르면 병사들의 계급이 지금처럼 '이등병-일등병-상등병-병장' 4계급 체계로 정착된 것은 병사 복무기간이 36개월로 정해진 1954년부터다.

이후 군 복무기간이 지속적으로 단축된 상황에서 현재 계급별 복무기간은 이등병 5개월, 일등병 6개월, 상등병 7개월, 병장 3개월이다.

올해 8월 기준으로 계급별 인력 분포는 이등병 26%, 일등병 32%, 상등병 29%이며 병장은 14%에 불과하다.

이들은 "계급구조가 지나치게 세분화되어 있어 병장 계급장을 부착하는 순간 '지금까지 할 만큼 했다. 이제는 좀 쉬어도 된다'는 안일한 의식을 갖게 된다"며 "병영생활 경험을 통해 가장 왕성하게 복무해야 할 시기에 오히려 어정쩡하게 손을 놓아야 하고 전투력을 약화시키는 구조로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의무 복무기간이 2년을 넘는 나라가 별로 없기 때문에 병사 계급을 4계급 이상으로 유지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미국과 호주는 3계급, 러시아와 중국은 2계급으로 유지하고 있고 태국은 계급 구분 없이 '폰타한'이란 호칭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병사계급 체계가 4단계로 세분화 서열이 많아지고 계급장 교체 등 예산 낭비가 초래된다고 주장했다.

개인에게 지급되는 전투복을 두 벌씩만 잡아도 야전 상의, 근무복, 철모 등에 부착해야 하는 계급장 수는 개인당 최소 5개가 넘는다.

병사들이 계급장을 한 번 교체하는데 최소 5000원 이상을 지불하고 있고 이를 전군적으로 집계하면 계급장 교체 비용이 이등병 3만명에게 지급할 수 있는 1개월 봉급과 같은 액수인 23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재 병사들의 일자형(-) 계급장 문양이 '지구의 지표면'을 의미한다는 것을 정확히 아는 병사들은 적기 때문에 간부 계급장과 마찬가지로 병사들도 계급장 밑에 무궁화 표지를 달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한 차례 검토한 바 있지만 공청회 등 여론을 수렴해야 하는 등 여러 절차가 있어야 한다"며 "추가 검토는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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