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실시된 도내 R골프장 시류채취 분석결과가 신뢰성이 의문시 되는 가운데 도 전역에 걸친 골프장 활성탄 품질 함량에 대해서도 함량이 낮지 않은가 하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지하수 오염을 막기 위해 포설하는 농약성분 흡착제 활성탄에 대한 도내 R골프장의 성분분석이 골프장 시공업자가 직접 시류 채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도는 활성탄 함량미달 문제가 제기된 R골프장에 대한 활성탄 시류 채취 분석에 있어 직접 시료 채취를 하겠다는 당초 약속을 저버렸다.

▲사업자가 채취하고, 사업자가 분석하고=문제가 된 R골프장의 활성탄 시류 채취는 골프장 시공업자인 ㈜천미개발이 직접하고 분석도 천미개발이 하게되는 웃지못할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 대해 도는 “시류 채취때 참관을 했다”며 “전문연구 기관이 연구·분석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처럼 도가 골프장 활성탄 문제를 덮어버리려는 방향으로 가는 것과는 달리 환경단체 등에서는 골프장 활성탄 문제가 비단 R골프장만이 아닌 도 전역에 걸친 골프장 문제라는 주장이 높아만 가고 있다.

특히 환경·단체들은 도의 의뢰가 아닌 사업자의 의뢰라는 점, 환경영향평가 관련법에 명시된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과는 달리 문제가 터진 뒤 공사중지 명령을 내린 점을 들어 도의 조치가 공정성이 없다고 질책하고 있다.

▲농약 지하수 유입 위험=골프장 활성탄 문제는 지하수 고갈문제와 농약 사용에 의한 지하수오염 문제와 맞물려 지하수 보존을 위한 최소한의 대안으로 마련된 방안이다.

따라서 기준 규격에 미달되거나 포설되지 않았을 경우 투수율이 강한 도내 지질적 특성상 농약이 지하수로 바로 유입되어 도민 건강을 위협할 요소를 갖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도는 지난 1997년부터 농약성분 토양침투 방지를 위해 비닐시트나 활성탄 등의 흡착층 설치 등 환경오염 저감시설 설치를 환경영향평가 필수 협의조건으로 하고 있다.

현재 도내에서 운영중이거나 절차이행, 개발계획 중인 골프장은 36군데로 총 면적이 4242만1000㎡에 이른다.

골프장들은 대부분 중산간에 위치해 있고 곶자왈(나무와 넝쿨따위가 마구 엉클어져 수풀같이 어수선한 곳)지대로 투수율이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분분석 결과 공정성 의혹=이러한 상황에서 환경단체는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모호하고 방어적 논리로 이뤄진 성분분석 결과 검토의견은 내용적으로도 공정성 의혹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며 신뢰성을 상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대로 한다면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을 따르지 않고 활성탄 KS 1등급을 포설하지 않아도 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며, 1등급 수준이라는 결과를 들어 활성탄 KS 1등급 수준이라면 품질보증과 무관하게 사업자 임의대로 활성탄을 포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활성탄 성분분석 결과 ‘검토의견서’는 활성탄의 특성이 “그린 및 티의 경우 협의내용과 일치한 KS 1급 수준이며 훼어웨이용의 경우 최저치는 3급에 해당하며 이론적 계산으로 KS 1급을 12%의 추가 포설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여유율을 감안하여 포설계획 흡착제인 KS 1급을 사용해 20%의 추가 포설을 필요로 한다”고 제시됐다.

또 당해 사업장의 협의 내용인 0.25mm이하의 활성탄을 사용토록 되어있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판단되며 이는 공극을 통한 유출이 빨리 일어나 투수성 저하로 인해 잔디의 생육에도 지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보고됐다.

▲다른 골프장은 안전한가?=지난 1997년부터 공사중인 제주 서부지역 L골프장의 경우 1000여t의 활성탄을 포설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으나 이곳 또한 환경영향평가 상에 제시된 KS 1등급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KS 2·3등급 수준의 활성탄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도는 도내 전역에 걸쳐있는 골프장의 활성탄 성분 분석 조사에는 ‘미동’조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활성탄 성분의 함량 미달로 지하수가 오염될지 모른다는 의혹은 전혀 풀어지지 않은 상태다. 즉 안심할 수 없다는 거다.

이에 대해 참여환경연대 라해문 환경국장은 “처음 도가 직접 활성탄 시류채취를 한다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과가 나온 뒤 사실 확인을 해보니 결국 사업주체가 시류분석을 의뢰했고 도는 소극적 자세로 나왔다"며 “책임 있는 행정기관으로서 도가 직접 나서 도내 모든 골프장에 대해 활성탄 시류분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내 모든 골프장의 문제다=지난 10월 초 골프장 건설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 문제와 함께 제기된 활성탄 함량 문제가 의혹이 제기된 R골프장 문제만이 아니라 전체 골프장의 문제임을 인식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R골프장의 경우 40여만평에 들어갈 활성탄 1300여t을 구입하면서 품질검사도 받지 않은 제품을 들여와 공사를 진행했으며 L골프장도 규정에 맞는 활성탄을 사용하지 않고 저급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R골프장의 경우 당초 허가를 받은 KS 1등급 활성탄 대신 등급이 없는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환경영향평가 협의사항을 변경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환경영향평가서를 무시한 채 사업자의 필요에 따라 협의내용을 변경하거나 지키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도는 그러나 골프장 사업자 측에 활성탄 시류 채취 분석을 넘겨, 행정기관으로써의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지 못했을 뿐더러 ‘공사 중지’명령으로 “할 거 다 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제주의 지하수는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만일 우리의 삶과 직접 연관되는 지하수가 없거나 오염된다면 제주의 자연은 치명적인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지하수에 대한 오염방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도는 이번에 불거진 골프장 활성탄에 대해 덮어두려고만 해서는 안되며 지하수 오염 방지에 대한 확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안을 도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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