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키에 늘씬한 몸매, 작고 예쁜 얼굴. 패션·뷰티 업계 모델의 '이상형'이다.

그러나 최근 이런 패션모델의 법칙을 무시한 의외의 인물(?)들이 모델로 속속 등장하고 있다.

모델의 이상형과 다소 거리가 있는 가수 싸이는 의류와 화장품 모델까지 꿰차며 광고계의 블루칩임을 과시했다.

좋은 피부, 우월한 몸매 등을 내세우기보다 싸이만의 유행을 선도하는 독특함과 자신감 있는 모습을 브랜드에 반영했다.

최근 LG패션의 남성복 브랜드 질스튜어트 뉴욕은 가수 싸이를 가을·겨울철 전속 모델로 내세웠다.

25~35세 젊은 남성을 주요 고객으로 하고 있는 질스튜어트 뉴욕은 재치 있고 개성강한 싸이의 이미지를 십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싸이가 미국의 한 유명 토크쇼에서 말한 '옷은 고급스럽게, 춤은 저렴하게(Dress Classy, Dance Cheesy)'라는 주제로 뉴욕스타일 뮤직비디오 영상도 제작한 바 있다.

김상균 LG패션 남성캐주얼부문장 상무는 "가수 싸이의 프로근성과 무대에서 보여주는 열정과 재치 있는 모습이 질스튜어트 뉴욕이 추구하는 아메리칸 컨템포퍼리라는 주제와 일치한다"며 "싸이를 모델로 내세워 올가을 톡톡 튀는 강남 스타일 패션이 남성들 사이에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망화장품 역시 창립 20주년을 맞아 이미지 쇄신을 위해 싸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소망화장품의 꽃을 든 남자 브랜드는 출시 초기부터 인기 있는 소위 '꽃미남' 스타를 모델로 활용해 왔다. 축구스타 안정환과 배우 현빈, 김재원, 정일우 등이 꽃을 든 남자를 거쳐 갔다.

소망화장품 관계자는 "그동안 꽃미남 이미지를 가진 모델을 기용 해 왔지만 개성 있고 젊은 쪽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싸이를 모델로 선정했다"며 "개성 있고 자신만만한 싸이의 이미지를 이용함은 물론 싸이와 함께 제품 기획과 광고 캠페인 등을 함께 할 것"이라 설명했다.

한편 제일모직은 개그콘서트의 인형 '브라우니'를 빈폴의 모델로 앞세웠다.

브라우니는 제일모직 빈폴의 '클래식 다운(Classic Down)'의 모델로 발탁돼 미쓰에이 수지와 배우 김수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의류제품의 특성상 이상적인 얼굴과 몸매를 가진 모델을 기용해왔지만 이처럼 인형을 모델로 선정한 것은 이례적인 일.

브라우니는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빈폴 겨울철 모델로 활동한다. 3개월 정도의 짧은 계약기간에 비하면 일반 의류 모델 정도의 계약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브라우니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유통가의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마케팅이 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김종학 제일모직 마케팅팀 팀장은 "패션계에서는 이례적인 인형 모델이지만 브라우니가 가진 재미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며 "불황이지만 소비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마케팅이 더욱 활발하다"고 말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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