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국회 중의원을 해산한 일본 열도는 그야말로 한여름의 찜통더위처럼 그 열기를 더 하고 있다.

여당의 상정한 우정(郵政) 민영화 법안을 5표 차이로 가결한 중의원을 거쳐 참의원에서 부결되어 폐안 되었다.

과반수 의석을 여유있게 확보하고 있는 여당의 중·참의원이지만 그 속에서 반란표가 나와서 부결된 것이다.

이로 이해 우정 민영화를 가장 큰 정치 목표로 삼았던 코이즈미 수상은 해산권이 없는 참의원 대신 중의원을 해산시켰는데 이것은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왜 참의원에서 부결됐는데 중의원을 해산해야 하느냐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그렇지 않아도 헨징(變人:괴짜)으로 불리우는 그가 이것을 받아들 일리 없다.

법적으로 명확한 규정이 없는 것을 이유로 그는 해산을 단행했다. 이것만 해도 놀라운 일인데 그는 더욱 놀라운 반격을 가했다.

우정 민영화 법안을 중의원에 상정했을 때, 내용이 좋지 않다고 반대한 여당(자민당) 의원 37명을 공인하기는커녕 그들의 지역구에 또 다른 자민당 의원을 대항마로 공인하고 출마시킨다고 공언하고 있다.

오늘 현재 비례구 1명을 제외한 36지역구에 20명을 공인했으며 추가 공인 때 공백구가 없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이 철면피하고 비정한 대항 조치에 반대표를 던졌던 본인들은 몰론 일본국민 대다수가 절규했다. 대항조치이기 보다는 정적에 대한 말살 정책이었다.

일개 법안에 대해 그 내용 불충분하다고 반대한 것뿐인데 공인은커녕 같은 당의 대항마까지 출마 시킨다고 코이즈미 수상의 강권, 공포 정치를 맹비난 하면서 신당 창당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그러나 수상은 마이동풍이다.

같은 자민당이지만 반대표를 던진 지역구에 법안을 찬성하는 입후보자를 내세우지 않으면 그 지역에서의 찬성 유권자는 누구를 찍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사실 그럴듯한 논리이다.

그러나 일본 국민이나 매스컴은 그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반대표를 던진 정적의 말살을 위한 자객(刺客) 후보라고 연일 보도하고 있다. 이 보도를 뜨겁게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자객 후보군이다.

일본 전국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 유명 여성을 깜짝 쇼처럼 투입하고 있다. 그것만이 아니다. 자객 제1호는 현재 환경 대신을 맡고 있는 현직 장관 코이케 유리코씨를 지역구로서 전혀 인연도 없는 토오쿄에 효오고 니시노미야시의 지역구를 버리고 낙하산 투입 되었다.

이렇게 물불 가리지 않고 강권을 발동하는 코이즈미 수상에 대해서 너무하면 역효과가 나온다고 우려할 정도이다.

어제(15일)는 코이즈미 수상이 야스쿠니 참배 동향을 놓고 일본만이 아니고 아시아가 주시했다. 비록 어제의 참배는 없었지만 아시아를 배려한 야스쿠니 불참배는 아니다.

야스쿠니 참배를 선거의 쟁점으로 부각시키고 싶지 않는 그의 계산적인 타산에 불과하다. 그런 점에서도 앞으로 우리는 이 선거를 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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