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고영순은 매일 소풍을 간다. 소풍가는 여자가 된다.
돌문화공원으로 출근하는 길은 늘 “美學”이 있다. 이런 출근길. 하루하루가 다른 아름다운 공원으로 나는 오늘도 소풍을 간다. 새 소리가 늘 들리는 곳이나, 고요함도 동시에 함께 한다. 하찮은 돌맹이가 이곳에서는 존재의 가치를 받고 놓여 있다. 세상에서 가장 흔한 것이 이렇게 문화적인 공간을 만들어 놓다니!

첫 출근하는 날
그 날은 눈이 온 다음날이여서 길이 미끄러웠다. 간간이 구석에서 녹지 않은 눈을 발견 할 수 있었다.
눈은 내게 눈빛으로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당신도 선택이 된 것이라오. 이 공원 부지의 눈이 공원 밖의 눈과 다르듯” 난 아니라고 마음속으로 외쳤으나 눈이 녹자 내 맘속에 있던 매듭도 하나 둘 풀리기 시작했다. 싹이 트고 새가 지저귀고 꽃이 피기 시작하자 또 다른 세상이 내 앞에 펼쳐진 것이다.

“神이 주신 축복받은 땅”
올해 5월 중앙지 M일보 기자는 공원을 방문하고서 감탄하고 돌아갔다. 무수히 떨어진 꽃잎이 예뻐서 발을 밟고 지나갈 수가 없다고 했다. 떨어진 하얀 때죽꽃 속에서 우주가 숨어 있는 것을 기자는 본 것일까?

그리스 로마신화에 이런 글이 있다. '들꽃은 슬프지가 않았다고 한다. 들에 피어 있으나 아름다운 아가씨의 발에 밟혀서'......어쩌면 이 돌문화공원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선택받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현란한 꽃잎 색깔은 아무것도 없고 은은한 아름다운 들꽃 색깔은 어쩌면 우리네 색깔인지도 모르겠다. 싫증이 나지 않는 색깔이 여기 돌문화공원에서 있다고나 할까? 이곳에 선과 여백을 강조하는 동양화가 여기에 펼쳐져 있다.

그날은 바농 오름을 등반하기로 작정했다. 공원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오름이고 아주 가파랐다.
산불초소가 있는 위치에 도달했을 때 돌문화공원 100만평 조감도가 내 눈앞에 펼쳐졌다.
너무나 아름다웠다. 분화구 주위를 한바퀴 돌다가 주황색 토종 나리꽃을 보았다. 정말 반가웠다.

누가 이곳까지 와서 꽃씨를 뿌리고 갔을까? 바람이 아니면... 숲속의 새가... 어렸을 때 고무줄하면서 불렀던 노래가 갑자기 떠올랐다. “저산 저 멀리 저 언덕에는 무슨 꽃잎이 피어 있을까?” “해가 지면은 밤이 되며는 꽃은 외로워 울지 않을까?” 노랫말처럼 멀리보이는 지그리 오름에서 들꽃이 외로워 나를 부르는 착각 속에 빠져들게 했다. 매듭이 하나 둘 풀리면서 언제부터인가 이 공원에 날리는 먼지도 사랑하게 되어버린 “나” 돌문화공원에서 있었던 나의 존재를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서 그날부터 추억 만들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지금은 팔월! 나는 매일 해수욕장 근무를 한다. 이곳 공원에서 ! 해수욕장이 있는 읍에 근무하고 있는 직장동료들은 알지요. 해수욕장 근무여건을.... 선풍기 바람과 한나절을 보내야 하구, 날씨는 푹푹 찌고 등에서는 땀이 내리고 그런 곳이 여기 현장사무실입니다.

이곳의 화장실은 전날 거미줄을 제거했는데 다음날이면 거미줄이 또 생기는 곳 이곳에 사는 거미는 공원 밖의 거미보다 부지런한가 봅니다. 파리를 쫓기 위해서 사무실 천정에 걸려있는 손바닥모양 물주머니는 주먹을 쥐고 싶다고 나에게 투정하는 것만 같습니다. 간직하고 싶은 모습이여서 디카에 담아 보았습니다. 파리는 하얀 손바닥 물주머니의 속임수를 아는지 오늘도 주위를 빙빙 돕니다.
나의 이곳에서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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