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전문가 "한일 긴밀공조 힘들다" 전망

미국이 일본과 한국에서 보수적인 친미정권 탄생으로 안도하고 있지만 두나라의 갈등구조에 고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21일 “일본과 한국에서 보수적이고 친미적인 지도자들이 탄생하면서 워싱턴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면서 “미국과 가장 가까운 아시아의 두 우방이 함께 안보 경제적인 이슈에 대해 공조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타임스는 “희망의 이슈가운데 유일한 예외가 있다”면서 한일간 감정문제를 지적했다. 일본의 총리내정자 아베 신조(安倍晋三)가 한국의 차기정권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만 양국간 역사적 갈등이 뿌리깊다는 것이다.

신문은 한일 양국의 선거에서 미국에 껄끄러울 수 있는 진보적 리더들이 패퇴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양국의 차기 지도자를 신속하게 끌어안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선 미국과 긴밀한 군사적 공조를 약속한 자민당의 아베 신조가 압승했고 한국에선 역대 한미간 가장 관계가 좋았다는 이명박정부의 기조를 약속한 박근혜 후보가 승리했다.

오바마와의 전화통화 이후 아베는 1월 총리자격으로 워싱턴 방문의사를 밝혔고 박근혜 당선인측도 미국 국빈방문을 최우선으로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양국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중국으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었다.

특히 일본은 동중국해의 섬에 대한 영유권 분쟁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아베 총리당선자는 일본의 무장을 위해 헌법을 개정해 전쟁시 미군과 함께 싸울 것이며 중국 견제를 위해 호주 인도 등 다른 국가들과 안보적 연대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도쿄의 외교전문가 미치시타 나루시게는 “일본과 한국에게 중국은 하나의 위협이 되고 있다. 미국은 안보의 원천으로 양국과 더 긴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일본보다는 중국과의 긴장감이 덜하지만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이후 중국의 대북지원에 거부감을 보이며 친미무드가 가속화됐고 박근혜 후보의 당선에도 도움이 됐다.

2015년 전시작전권을 이양하는 미국은 한국에 대해서도 우월한 경제와 신기술력을 바탕으로 북한의 공격에 대비한 자위력을 더 기르도록 주문하고 있다.

그간 미국은 동아시아의 안보비용을 분담하도록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한일간 긴장이 두통거리였다. 미국이 걱정하는 것은 중국의 군사적 증강에 대항해 한일 양국에 주둔하는 7만5천명의 미군을 효율적으로 움직이는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점이다.

한미일의 전문가들은 한일간 공조를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스탠포드대의 동아시아외교원의 대니얼 슈나이더 연구원은 “미국이 두 보수정부에 대해 반색하고 있지만 한일 양국은 작은 합의도 하기 어렵다”고 부정적인 전망을 했다.

미치시타 연구원도 “박근혜와 아베 두명의 보수지도자가 미국에게 함께 할 수 있다는 연대감을 주고 있지만 실질적인 이득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명박 정부이후에 경색된 양국 관계가 풀릴 것이라는 희망에도 두 보수정권이 민족적인 정체성과 자부심을 건드리는 일본군 강제성노예와 같은 이슈에 합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황지환 교수는 “한일간 연대는 이미 어려움에 처했고 차기정부에서도 아마 또다른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타임스는 아베가 2006~7년 총리를 지냈을 때 강제위안부들을 창녀라고 말해 한국과 미 의회의 비난을 불러 일으킨 전력이 있다면서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박근혜 당선인이 의회 청문회를 참석하고 아베의 발언을 비난한 것을 상기시켰다.

또한 대선기간중 일본의 보수매체 기자가 한일관계의 악화에 대한 질문을 하자 “당신에게 얘기해주고 싶은게 한가지 있다. (성노예 문제는) 무엇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일본의 현명한 지도자가 그 점을 깊이 숙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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