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천성 1급장애인으로 양 손의 손가락 두개씩만 있고 허벅지 윗부분밖에 없는 장애인(?), 그 동안 전국적으로 숱한 화제를 일으키며 장애를 넘어 건반 위에서 건져 올린 희망을 이야기했던 네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주몽학교 고등부 2학년)양이 23일 오전 11시 북제주군 한경면체육관에서 장애인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기 위한 제주 첫 연주회를 열었다.<김영학기자>
"연주가 끝난 후 많은 사람들이 감동 받았을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23일 북제주군 한경체육관에서 열린 '이희아 피아노 연주회'를 위해 내도한 이희아양(18)은 "음악을 통해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대기실에서 만난 이희아양과 이양의 어머니 우갑선씨(48)는 "아름다운 제주도에서 연주회를 갖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제주도 물과 갈치가 참 맛있었다는 이양은 "제주방문이 두 번째"라면서 "예전에 체력 단련을 위해 스킨스쿠버 운동을 하러 제주도에 왔었지만 연주하러 오긴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힘들 때가 언제였는지 묻는 질문에 이양은 "피아노를 치면서 한 때 슬럼프가 있었는데 그 때가 가장 힘들었다"며 "그렇지만 다 예수님의 도움으로 잘 넘겼고 지금은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런 이양의 말에 이양의 어머니 우씨는 "희아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슬럼프에 빠졌을 때 희아가 많이 대들기도 했다"며 "그렇지만 무조건적인 반항이 아니라 이런 저런 얘기를 논리적으로 하는 희아에게 내가 항복했다"고 그 때 일을 생각하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슬럼프에 있을 때 우씨는 희아에게 "너가 꼭 피아노를 치지 않아도 되면 피아노를 안 쳐도 된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그 때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적성 검사도 했는데 검사결과 '음악'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며 "병원에 피아노가 있었는데 하루는 피아노 소리가 나 다른 사람이 치는 것인 줄 알고 가보니 희아가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고 한다.

우씨는 "정말 감동적이었다"며 그 때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런 우씨의 말에 이양는 "이제 사춘기 다 지났잖아요"하며 밝게 웃었다.

이양은 "장애인들도 희망을 갖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라"고 다른 장애

▲ 네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주몽학교 고등부 2학년)양이 23일 오전 11시 북제주군 한경면체육관에서 장애인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기 위한 제주 첫 연주회를 열었다.<김영학기자>
인들에게 조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어 "장애인들이 밝게 지낼 수 있도록 일반인들이 동정이 아닌 관심과 애정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이양이 이처럼 밝게 자랄 수 있었던 데는 우씨의 남다른 가르침이 있었다.

우씨는 "어른들이 애들을 무조건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애들이 할 수 있는 건 애들이 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며 "가능한 한 희아가 할 수 있는 것은 희아에게 맡겼다"고 말했다.

또한 "자기가 갖고 있는 모습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가르쳤다"는 우씨는 "다른 사람들이 놀려도 희아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다른사람과 자신을 비교하지 못하도록 가르쳤다"고 덧붙였다.

"그저 희아가 관객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충분히 연습을 하는 등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말했다.

"저는 참 행복해요"라고 밝게 말하는 이양을 보며 우씨는 "희아가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은 많이 웃어서 그런 것 같다"며 대견스러운 듯 이양을 바라봤다.
 
공연을 앞두고 떨리지 않느냐는 질문에 "저 무대체질인 거 같애요"라고 자신감을 내 보이며 이양은 무대로 향했다.

이날 체육관에는 어린애들을 동반한 가족 등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듯 이양은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 등 8곡과 앵콜곡 3곡까지 멋지게 연주했다. 특히 앵콜곡은 노래까지 직접 불러 관객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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