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엔저와 북한 리스크가 일본인 관광객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2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달 말 골든위크(일본 공휴일이 몰려 있는 황금주간, 4월 27일~5월 6일)를 앞둬 외국인관광객 유치 상위 60개 여행사를 대상으로 ‘중·일 관광객 방문 동향’을 조사한 결과 골든위크 기간 일본인들의 한국관광 예약률이 작년보다 ‘줄었다’는 응답이 93.2%에 달했다.

'작년보다 늘었다’거나 ‘작년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각 3.4%에 그쳤다.

대한상의는 올 골든위크 기간동안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10.9% 줄어든 11만4000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의 경우 골든위크 기간동안 지난해보다 12.6% 늘어난 8800여명이 제주를 찾는다. 이 기간 동안 해외 크루즈선인 코스타 빅토리아호 등 2척이 5000여명의 일본 관광객들을 싣고 제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크루즈선 2척 입항이 그나마 일본인 관광시장의 숨통을 트이게 한 셈이다.

일본직항노선 항공운항 편수의 경우 전년대비 11편 감소한 35편이며, 공급좌석(6380석) 예약률도 65%에 불과, 크루주선이 입항하지 않는다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 뻔했다.

실제 올들어 16일 현재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28만1052명) 대비 40.3%가 증가한 39만4291명에 이르지만 일본인 관광객은 3만551명으로 전년동기 4만6536명보다 34.3% 줄었다.

일본인 관광객 급감에 대해 대한상의는 지난해 9월부터 계속된 독도영유권 갈등과 엔화 가치하락에 이어 최근 북한 리스크까지 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실제 일본인 관광객은 지난해 9월 이후 전년동기 대비 7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일본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대비 22.5% 감소한 69만8000여명에 그쳤다.

반면 중국인 관광객은 같은 기간 37.8% 늘어난 72만3000여명에 달하며 분기 기준으로는 처음 일본인 관광객 수를 앞질렀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 원인에 대해 대한상의는 북한의 위협이 실제 도발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는 일본인과 달리 중국인들은 북한 리스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고, 싸이를 중심으로 한류열풍의 지속과 중국-제주 간 새로 운항된 항공노선만 지난해보다 15개에 달하는 등 값싸고 편리해진 항공·교통편에 증가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국관광 때 가장 만족한 부문을 묻는 질문에 중·일 관광객 모두 ‘쇼핑’(84.6%, 79.3%)을 첫 손에 꼽았다. 2순위는 중국인은 ‘관광지 볼거리’(61.5%)를, 일본인은 ‘먹거리’(72.4%)를 꼽아 서로 다른 선호도를 보였다.

한국관광 때 불만스럽게 느낀 점에 대한 평가도 엇갈렸다.

중국인은 일본인이 후한 점수를 준 ‘먹거리’(61.5%)가 가장 불만이라고 답했고, 일본인은 '언어소통’(54.2%)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답했다.

숙박시설 선호도에서 중국인은 ‘1, 2, 3급 호텔(관광호텔)’(64.1%), ‘특급호텔’(25.7%), ‘여관·모텔’(10.3%) 순으로 선호한 반면 일본인은 ‘특급호텔’(51.7%), ‘관광호텔’(48.3%)에서 묵기를 원해 중국인 관광객들이 가격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향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관광분야로 여행사들은 ‘쇼핑관광’(33.3%), ‘한류문화 체험관광’(30.0%), ‘의료·뷰티관광’(23.3%), ‘자연·휴양관광’(11.7%), ‘카지노·위락단지 관광’(1.7%) 등을 꼽았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한 정책과제로는 ‘관광산업에 대한 지원 확대 및 규제 완화’(41.7%), ‘쇼핑·한류·의료 등 복합관광 활성화’(26.7%), ‘올림픽, 엑스포 등 전략적 육성정책’(15.0%), ‘관광 인프라 확충’(11.7%), ‘한국관광 홍보 및 동북아 역내관광 촉진’(1.7%), 기타 3.5% 등으로 답했다.<제주투데이>

<박수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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