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오름 랜드마크 복합타운 조성 사업 조감도. 이 땅은 애월읍 어음리 소재 비축토지였다가 매각됐다.<시잔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 제주도 "도민 아이디어 공모 비축토지제도 투명 운영 우려 불식"

제주도의 비축토지 매입 대상 선정기준 조정을 놓고 제주도와 환경단체간 대립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도는 제주특별법과 조례에 따라 개발사업을 쉽게 하기 위해 토지를 미리 사두었다가 되파는 토지비축제도를 2007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제주도는 15일 토지비축위원회를 열고 비축토지 매입에 따른 새로운 기준을 마련했다.

이날 회의에서 결정된 새 기준안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비축토지 매입 최소단위를 종전 3만㎡에서 7만㎡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당초 매입기준에서 제외됐던 지하수·생태계·경관보전지구 3등급 지역이 매입 대상에 포함됐다. 종전에는 4~5등급 지역만 해당됐다. 이에 따라 지하수·생태계·경관보전지구 1~2등급만 매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반면 절대·상대보전지역(보전관리지구) 및 문화재보호법·농지법 등 관련 법령에서 개발제한 지역은 매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도는 이들 지역에 위치한 마을목장을 비롯해 대규모 토지에 대한 매입을 위해 새로운 기준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도는 국내외 민간개발에 앞서 비축토지 적극 매입으로 외국인 토지잠식 및 중산간 난개발 방지 등 도민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는 도민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등 비축토지제도를 투명하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 환경단체 "비축토지 제주 미래 위해 개발 아닌 보전 위해 매입해야"

그러나 도내 환경단체 등은 도의 비축토지 선정 기준 조정이 난개발을 부추기게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곶자왈사람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15일 공동성명을 통해 "제주도는 비축토지를 늘려보겠다는 야욕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현재 GIS등급의 행위제한이 너무 약한 것이 아니냐는 도민사회의 여론이 일고 있고, 우근민 지사 역시 선거공약으로 곶자왈 등 GIS등급 상향조정을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 단체는 "이런 상황에서 공약과 도민여론을 무시해 가며 3등급 지역을 개발사업을 위해 내놓겠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개발사업 만을 위한 비축토지 대상 선정기준 조정은 중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들 단체는 "제주의 미래를 위해서는 오히려 제주도가 보존을 위해 토지를 매입하는 것이 옳다"며 "현재의 비축토지제도 개선을 통해 비축토지가 개발사업을 위해서 쓰여지는 것이 아니라 보전지역으로 포함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강경식 의원은 14일 "지하수·생태계·경관보전 3등급 지역도 비축토지로 매입해 개발업자에게 팔아 넘기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정 기준 조정을 반대했다.

강 의원은 "난개발에 시달리고 있는 제주의 천연환경 보전을 위해 보전지역 관리조례를 개정해 등급을 상향시켜야 한다는 환경단체들의 주장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지하수·생태계·경관보전 3등급 지역까지 사들였다가 관광개발업자들에게 매각하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지금까지 매입돼 비축된 토지도 공공적 목적보다 오히려 관광개발 업자들 위주로 되팔아 빈축을 사고 있다"며 "제주도는 더 이상 개발용으로 매입 비축할 토지가 없다면 과감하게 토지비축제도를 폐지하고, 환경자산토지비축제도로 바꿔 소중한 숲과 곶자왈을 보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도는 이날 비축토지 매입에 따른 새로운 기준이 마련됨에 따라 이달 중 공고를 내고, 12월까지 매입 대상 토지를 확정해 연차적으로 매입할 계획이다.

도는 올해 비축토지 매입에 따른 예산 119억원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매입 대상 토지 결정 시 예산이 부족할 경우 내년 예산 108억원 범위에서 효율적으로 매입할 방침이다.

현재 도가 매입한 비축토지는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 등 총 5개소 88만8000㎡다.

이 중 도민아이디어개발사업으로 애월읍 어음리 39만2000㎡가 더오름랜드마크조성사업 부지로, 구좌읍 행원리 1만6000㎡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센터 부지로 각각 매각됐다.<제주투데이>

<강한성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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