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의귀과 / 여러해살이풀
학명 : Chrysosplenium barbatum
꽃말 : 골짜기의 황금

얘~ 너는 이름이 뭐니?
범의 귀를 닮았니? 아니면 고양이 눈을 닮았니?
동물 이름을 하나도 아닌 두 개씩 갖고 있구나.
너는 욕심이 너무 많은 거 아니니?
샛노란 가루에 싸여 작은 여러 개의 꽃송이와 살짝 보이는 수술이 어둠 속 고양이의 빛나는 눈을 닮았다고 해서
“괭이눈”이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고,
꽃이 지고 난 후 열매가 익어갈 때 씨앗을 감싸던 씨방 벌어지는 모습이 고양이 눈을 닮았다하여 “괭이눈”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네요.
어찌됐건 괭이는 고양이를 뜻하기 때문에 이리 재밌는 이름을 얻게 되었나봅니다~
그리고 털복숭이처럼 줄기와 잎 뒷면이 흰털로 감싸여있어서 “흰털괭이눈”이라고 널 부르나보다.

흰털괭이눈아~
넌 어쩜 이렇게 귀엽고 앙증맞게 생겼니?
모양도 너무 특이하게 생겼어.
한번 널 만나고 나면 기억에 오래 남아 잊혀지지 않을 것 같구나~~
처음 널 만났을 때 네모난 노오란 꽃받침이 꽃잎인줄 알았는데 아니더구나~
그래서 잠시 걱정했었어.
네모난 꽃받침이 널 감싸 안아서 씨를 어떻게 퍼뜨리는지 궁금했거든.
그래서 너는 비가 내리길 기다렸구나.
꽃받침 안에 있는 까만 열매는 장마가 시작될 무렵 익게 되는데 떨어지는 빗방울의 탄력을 이용해 멀리 퍼뜨린다니 너의 자그마한 몸집에서 그런 생각을 해내다니 내가 더욱 더 작아지는 느낌이란다.

앙증맞은 너의 모습이
꽃말에서처럼 골짜기의 황금이랑 너무 잘 어울려.
아침 햇살이 눈부셔 눈뜨기가 힘들었는데 이제 보니 깊은 산속 촉촉하고 물 흐르는 곳엔 너의 빛나는 황금이 그 자리를 지키며 보석으로 제 역할을 다하고 있었구나.

지난 3월 널 만나려고 졸졸 샘물 흐르는 아주 맑고, 적당히 촉촉하게 젖어있기도 하고, 아
직 순이 돋아나진 않았지만 하늘을 가릴 만큼 큰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곳엘 갔었는데
넌 겨우 땅에 붙어 막 싹 피우는 모습만 보여주더구나.
탐스런 하얀 털과 노랗게 핀 너의 모습을 보지 못한 채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내려왔었단다.

꽃샘추위가 왔었는데도 너는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 다른 곳에서 나를 반겨주었어.
아마도 네가 입고 있는 하얀 털옷이 너의 체온을 따뜻하게 해줬나봐~~
너의 탐스런 흰 털옷이 부러운 걸~
기다린 보람이 있어 이리 곱게 핀 너의 모습을 보니 저절로 행복한 웃음이 나오더구나.
오늘은 널 그만 보고 내려갈까?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데 내게 길고 긴 눈 맞춤을 해주는 친구가 바로 옆에 와 있었네요.
꽃이 너무 작기 때문에 꽃을 피울 때는 곤충들을 모이게 하려고 꽃받침과 주변 잎까지 노랗게 물들이는 요 녀석이 대견하다.
꽃가루받이가 끝나면 노란색 꽃받침이 녹색으로 변한답니다.
괭이눈은 우리나라에 8종정도가 있다고 하는데 제주에는 흰털괭이눈, 털이 거의 없는 선괭이눈, 낮은 지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산괭이눈이 있다고 합니다.

흰털괭이눈은 숲속 계곡이나 일정한 습도가 있는 곳에서 잘 자라는데 조금만 들여다보면 만날 수 있는 아주 멋있고 재밌는 친구랍니다..
보면 볼수록 앙증맞고 예쁘기만 한 이름도 별난 황금색을 자랑하는 흰털괭이눈~

☞흰털괭이눈과 산괭이눈을 비교해보세요.
산괭이눈과 열매(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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