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시자 여사.

"여러분이 정치를 무시하면 정치가 여러분들을 무시해 버린다"

김시자(67) 여사는 28일 대학생들에게 이렇게 전하며 우리 주변의 사회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오후 1시, 제주대학교 사회과학대학 2층 강의실에서 진행된 <지역사회 복지론> 수업을 진행하며 '사회복지협의체'에 대한 설명 중에 나온 말이다.

김 여사는 6.4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신구범 후보(새정치민주연합)의 부인이다. 지난 2006년부터 시간강사로 활동하면서 제주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아 학생들에게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보통 교수는 65세가 되면 정년퇴임하지만 시간강사는 나이가 들어도 계속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하는 김씨는 여전히 가르침에서 행복을 느낀다고.

한창 인문대학 학과들의 체육대회가 진행되던 터라 학생들로 강의실이 가득차진 않았지만 수업은 멈춰선 안된다는 의지로 책을 폈다.

김 여사는 서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행정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 학위를 땄다. 그 후 다시 방송통신대학에 들어가 영문학을 수료했다.

1945년 제주시 조천읍 신촌에서 태어난 김 여사는 신구범(70) 제주도지사 후보와 같은 고향 사람이다. 둘은 학창시절 때부터 붙어 다닌 사이다. 1966년 1월경에 결혼했다.

▲ 김시자 여사는 제주대 시간강사로 재직하며 <지역사회복지론>을 가르치고 있다.

이제서야 하는 말이지만 김 여사는 남편이 자신을 "애 많이 먹였다"고 말했다. 감옥에 수감됐을 때와 국회 할복사건을 두고 한 말이다. 그래도 김 여사는 자신의 남편에 대해 "정직하고 진실하려고 항상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남다른 것 같다"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단점을 얘기해달라는 질문엔 "오늘 아침에도 빨래를 혼자 다 하고 널어 놓았는데, 너무 부지런하다는 것이 단점"이라며 남편에 대한 무한신뢰를 드러냈다.

김 여사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남편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길거리로 나섰다. 오전에 은성사회복지관을 방문하고 서부두 명품횟집번영회에선 급식 봉사에도 나섰다.

이어 오후 1시부턴 교수로서 교편을 잡았다. 수업이 끝난 뒤엔 대학가에서 유세활동에 나서고 서귀포로 건너가 기독교협의회 부흥회를 찾아가는 일정을 소화했다. 밤 10시엔 제주시청 공연 유세에 나서기도 하면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 일정을 보내야 했다.

도지사 후보의 부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대학 강사로서, 아내로서, 지역의 지성인으로서 많은 일들을 해내며 인생의 불꽃을 태우고 있었다.

이날 대학 강의 현장에선 젊은 열정이 아직 꺼지지 않았다고 과시하려는 듯이 큰 파란색 남방을 입고 교단에 섰다.

나이만큼 얼굴에 주름이 들어섰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려는 듯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처럼 연신 손을 내저으며 열정적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 김시자 여사. 그는 신구범 제주도지사 후보의 든든한 동반자다.

김 여사는 수업 말미에 "세월호와 같은 사고나 재난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재난대책이 얼마나 잘 되는가에 따라 선진국과 후진국으로 나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는 "여러분의 삶에도 이러한 사고들이 일어날 수 있지만 이를 딛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인생의 행복과 성공을 가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민과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김 여사는 "남편이 지난 민선 초대 도지사가 됐을 때, 그때는 제가 어려서 그것이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잘 몰랐다"며 "그 후 20년을 더 살아와 보니 그 때 받았던 감동과 사랑에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제주도민에 대한 감동과 사랑은 남편이 감옥에 있을 때 석방청원 운동을 벌여 준 도민들에 대한 고마움"이라며 "그때 저녁마다 서명지를 받아오며 참 많이도 울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는 "지금도 그 때 받았던 사랑을 받고 싶다.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면서 살고 싶다"고 전했다. 
 

<제주투데이>에서는 제주도지사 후보의 부인에 대한 형평성 있는 인터뷰 기사를 싣기 위해 원희룡 후보 측에도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정중히 사양함에 따라 원 후보 측의 기사는 게재되지 못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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