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담과(조름나물과) / 여러해살이 물풀

◆ 학명 : Nymphoides indica

◆ 꽃말 : 청순, 순결

팔월의 끝자락에 찾아간 어릴 적 놀던 ‘남생이못’에는 늦여름 햇살아래 하얗게 빛나는 어리연꽃의 수중발레가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금은련화’라고도 불리는 이 아이는 중부지역 이남의 깊이가 낮고 양지바른 연못이나 습지에 터를 잡았습니다.

어리연꽃의 어리는 '어리다' 의 뜻으로 어린연꽃이라 붙여진 듯합니다.

7월이 끝나갈 무렵~

연못이며 습지에는 수생식물들이 살맛나는 세상입니다..

여기저기서 수중 발레리나의 아름다운 모습들이 눈부심으로 다가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연꽃이나 수련에 비해 이 조그맣게 생긴 아이는 아름다운 모습에 비해 낯선 아이이기도 합니다.

동굴동굴한 방패모양을 한 잎은 수련과 비슷하지만, 꽃은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네요.

8월이 되면 잎겨드랑이에서 꽃대를 위로 밀어 올려 흰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데, 다섯 갈래로 갈라진 꽃잎 안쪽으로 가늘고 긴 흰털이 촘촘하게 나 있고, 가운데는 노란색의 띠를 둘러있는 모습이 고운 아이입니다.

노란색 띠는 벌과 나비를 유혹하는 이 아이의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작고 깜찍한 이 아이는 하루를 살아가며 우리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해주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아이에게도 내일을 모르는 슬픈 사연이 있군요.

햇살 고운 날에도 비 내려 촉촉한 날에도 흐려 울적한 날에도 이른 아침 하얗게 피어난 꽃은 오후가 되면서 꽃대는 물속에 잠겨버리고 밤이 되면 시들어버린답니다.

꽃잎이 물에 잠겨도 촘촘하게 나 있는 잔털이 방수역할을 해주어 오랜 시간은 아니어도 물위를 떠다닙니다.

이 조그마한 아이가 갖는 재능은 무궁무진하네요.

마지막까지 기쁨을 선사해주는 이 아이가 기특합니다.

하루가 지나고 나면 잎자루 밑에 숨겨두었던 꽃자루를 꺼내 이른 아침부터 존재를 드러내놓지 않고 조용하게 또 다른 예쁜 자태의 꽃을 피웁니다.

물을 정화시켜 수생식물들이 어울려 살 수 있도록 해주고, 곤충들이 산란장소도 마련해주는 환경지킴이 역할도 해준답니다.

이 작고 귀여운 아이가 진정 ‘물의 요정’입니다.

이 아이는 물 위에 뜬 잎에서 뿌리가 나와 물 위를 둥둥 떠다니다 터를 잡고 또 다른 개체로 살아갑니다.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다른 친구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 아이와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오른쪽 보이는 수생식물은 노랑어리연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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