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디풀과 / 여러해살이풀
◆ 학명 : Bistorta alopecuroides (Turcz.ex Besser) kom.
◆ 꽃말 : 키다리

오늘은 키다리를 만나기 위해 영실~윗세오름을 다녀오기로 마음 먹었다.
해 뜨기 전 배낭을 둘러메고 서둘러 집을 나선다.
평일이라 영실주차장은 널널했고, 등산로 가까운 곳에 차를 세우고 한참을 오르다 내 눈이랑 마주친
'하늘말나리!'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예쁜 모습으로 담아본다.

오르막을 오르다 드디어 만나고 싶었던 흰 빛깔 키다리 '가는범꼬리' 도 내 눈에 들어온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만나는 아이마다
“안녕, 반가워!”
눈도장을 찍어본다.
그러는 사이 내 뒤로 살며시 다가와 같이 가는 길동무가 생겼다.

'하늘말나리'
를 담기 위해 시간을 냈다며 들꽃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제주아줌마..
마주치는 아이들마다 이름을 알려줬더니 열른 받아 적는다.
보답으로 정상 가면 컵라면을 대접한다며 미소 짓는 모습이 소박하고 넉넉한 제주의 인심이 느껴진다.

꽃차례 모양이 호랑이의 꼬리를 닮아 붙어진
'범꼬리' 는 이름과 모양새가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키다리' 라는 꽃말을 가진 이 아이는 돌계단을 오르는 아침 햇살 아래 눈부시게 빛난다.

날아다니는 곤충들도 이 아이의 매력에 푹 빠졌는지 이 아이의 곁을 떠나려하지 않는다.
아마 이 아이에겐 꽃가루받이를 하기 위한 특별한 매력이 있나보다.
좋은 내음이 부끄러운 듯 바람에 살랑거리며 뽐내는 모습까지도 예쁘게 다가온다.

전국 산골짜기 양지바른 곳이나 습한 곳도 좋아하는 이 아이지만, 제주에서는 영실~윗세오름 가는 길에 보인다.
이 아이가 피기 시작하면 여름이 왔음을 알려주기에 유난히 정이 가는 아이다.
꽃잎과 꽃받침 구별이 정말 까다로운 아이지만 5장의 꽃잎과 꽃받침을 가지고 있다.

내 '가는범꼬리' 속의 등장인물이 되었던 제주아줌마는 뭔가 아쉬운 듯 나와 인사를 하고는
친구와의 약속시간에 늦었는지 함박웃음을 선사하고는 먼저 내려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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