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이중섭미술賞 수상자로 제주작가 강요배 화백이 선정됐다.

수상자에게는 1000만원의 상금과 상패가 주어지며 오는 11월 5일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시상식과 수상 기념 특별전 개막식이 함께 열린다.

강요배 화백은 ‘4·3을 다룬 민중미술 1세대’로 23년 전 고향 제주로 돌아와 직접 발로 뛰고 연구하며 그림을 그려왔다.

그는 제주의 빛·色·현무암 질감으로 돌·바다·달 등 풍경 담아내 그의 작품이 곧 '제주'임을 알게 해주는 작가다.

이번 이중섭미술상 심사평을 보면 그가 제주의 색깔을 얼마나 잘 표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강요배의 2005년작‘고원의 달밤’ /학고재갤러리 제공

 [이중섭미술상 심사평]

수상자 강요배는 화산섬 제주의 자연과 그 자연을 살았던 선조들의 고난한 삶의 역사를 독자적인 화법으로 선보여 왔다. 1980년대의 격변하는 사회 정황 속에서 방황과 사색의 담금질을 거친 그에게 캔버스는 역사와 장소의 기억을 되새기고 발언하는 삶의 현장 자체였다. 이어 1992년 '제주민중항쟁'에 기반을 둔 역사 인식을 담은 첫 개인전은 화가로서 그의 노정에 뚜렷한 지표를 설정해 주었다.

한라산 서쪽 평원에 자리한 귀덕리(歸德里)에 정주한 2000년 이래 작가의 세계관과 조형 형식은 이전과 다르게 나타난다. 변화는 주제에서 발견되는데 제주의 풍천월해(風天月海)와 거친 대지에 인고하며 살아가는 화초목(花草木)으로 시선이 바뀐 것이다. 작가는 작은 뜰에 자라는 생명 있는 것들과, 큰 하늘을 운행하는 월성들과, 바람과 빛에 의해 숙성되고 변화하는 산해(山海)의 풍경에 주목한다. 하지만 그의 화폭에 표상된 자연은 어느덧 작가 특유의 신비스럽고 상징적인 어법들로 번안되어 새로운 차원의 감흥을 보는 이들에게 선사한다.

이번 수상은 화가 강요배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내년이 이중섭 화백 탄생 100주년을 맞는 해인 데다 화백의 정신적 안식처였던 제주의 작가에게 처음 주어진 상이라는 점이 그렇다. 게다가 심사위원회가 원했던 미술상의 취지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더 의미 있다. 이번 이중섭미술상의 선정 기준은 화가로서 '치열한 작가 정신'과 '작품 세계의 독창성'이라 할 수 있다. 수차례 투표를 거치며 심사위원의 절대표가 강요배로 쏠리게 된 것은 그가 이중섭 화백의 정신을 기리는 작가로서 역량을 인정받았음을 대변해 준다.

제27회 이중섭미술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상갑, 위원 김영순·김영호·김성원·민정기)

[강요배(姜堯培) 약력]

▲ 1952년 제주 출생
▲ 1979년 서울대 미대 회화과 졸업
▲ 1982년 서울대 대학원 회화과 졸업
▲ 2008년 제주 4·3 평화기념관 개관 기념 특별전, 1992년 학고재갤러리 '제주 민중항쟁사' 개인전 등.
▲ 1981~90년 '현실과 발언' 동인.
▲ 1998년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민족 예술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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